편의성에 아파트 등 널리 도입
같은 망 사용으로 해킹에 취약
해킹 영상 다크웹 거래 큰파장
보안업계 "정부 발빠른 대응 필요"
같은 망 사용으로 해킹에 취약
해킹 영상 다크웹 거래 큰파장
보안업계 "정부 발빠른 대응 필요"
28일 정보보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를 통해 가정 내부를 찍은 영상이 다크웹에서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맘카페와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국 해킹 아파트 명단'이 퍼질 정도다. 다만 해당 명단에 오른 전국 각지 아파트의 해킹 피해가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해킹 영상은 월패드에 달린 카메라를 해커가 해킹해 녹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현재 입건 전 조사 단계이며, 영상 유출과 유통 사실 등 세부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해 해커들을 검거할 계획이다.
월패드는 현관문, 조명, 난방 등을 한 기기에서 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 편의성 때문에 아파트 등 주택에서 널리 도입되는 추세다. 월패드와 같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은 대부분 단지 내 서버에서 통합 관리된다. 단지 내 이웃들이 모두 하나의 망에 연결돼 월패드를 사용한다. 스마트홈의 보안은 서버와 외부 인터넷 망 사이에 방화벽을 설치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아파트 서버 방화벽이 뚫리면 아파트 내 모든 세대가 모두 해킹 위험에 노출되게 만든다. 세대가 같은 망을 쓰고 있기때문에 단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해킹에도 취약하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건 세대 간 통신 보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법상에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을 시행·관리하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산업계의 반발' 등을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응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세대 간 망 분리가 이뤄지려면 기존 망 분리, 유지·관리까지 비용이 발생하는 데 이를 어디에서 담당할지 이견이 생기면서 논의가 길어졌다. 현행 주택법에는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기준이 있을 뿐, IoT(사물인터넷)가 대중화한 시대에 세대 간 정보통신 보안을 위한 규정이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공동주택 건축 시 세대 간 물리적 경계벽뿐만 아니라 사이버 경계벽도 구축해 세대별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20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홈패드가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되면서, 최근들어 아파트 홈 네트워크 관련 보안사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KISA에 접수된 관련 신고 건수는 1571건에 달한다.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시 개정을 통해 세대 간 망 분리를 의무화하는 조치에도 착수한 상태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월패드 해킹 우려가 예전부터 나왔던 만큼 빠른 대응이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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