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최고부자 머스크… 허풍꾼인가 `구세신`인가

돈이 아니라 인류 구하려 사업
보유주식자산 3000억달러 돌파
상상을 실행하고 '실패는 포기'
인류 화성이주 꿈 착착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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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최고부자 머스크… 허풍꾼인가 `구세신`인가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구하고 지구를 돕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는 '사장님'이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그런데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됐다. 그의 이름은 일론 머스크다. 그는 업계의 룰을 무시하고 상식을 깨뜨리는 이단의 경영자다. 그는 헨리 포드, 존 록펠러,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는 발상력·처신력·실행력으로 미국 대통령 이상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하나의 성공 따위로 만족하지 않는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삼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7살 때 모국을 떠나 캐나다로 이주해 퀸스대학에 입학했다. 그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 편입해 물리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1995년 스탠포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이틀 만에 그만두고 동생과 함께 온라인 도시 가이드 소프트웨어 기업 'Zip2'를 창업했다.

1999년 컴퓨터 대기업 컴팩의 자회사 알타비스타가 3억 달러(약 3539억원)에 'Zip2'를 인수하면서 머스크는 2200만 달러(약 259억원)를 손에 쥐게 된다. 이 돈으로 그는 인터넷 결제 서비스 업체 '엑스닷컴'(X.COM)을 만들었다.

'엑스닷컴'은 보안업체 콘피니티와 합병하면서 '페이팔'(PayPal)로 사명이 바뀌었다. 2002년 페이팔은 온라인 쇼핑몰 업체 '이베이'에게 15억 달러(약 1조7693억원)에 인수됐다. 페이팔 매각으로 머스크가 갖게된 돈은 약 1억7000만 달러(약 2005억원)였다. 31살에 억만장자가 된 머스크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실리콘밸리는 주목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인터넷 사이버 공간이 아니라 우주였다.

머스크는 우주로켓 벤처 '스페이스 엑스'(Space X)를 창업해 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지배하고 있는 로켓 산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로켓공학을 배우지도 않은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엑스는 창업 6년 만인 2008년 민간 액체 추진 로켓인 '팰컨 1'을 지구 궤도에 도달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다. 2년 뒤에는 우주선 '드래건'을 발사해 궤도 비행과 회수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엔 4명의 우주인을 태운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를 성공적으로 쏴 올리며 민간 우주비행 시대를 열었다. 모두 민간 우주기업으로선 사상 첫 쾌거였다.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킨다는 야망

이것만으로도 놀랍지만 머스크의 시선은 저 멀리 향하고 있다. 바로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다. 왜 그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려는 '터무니없는' 일을 생각해 낸 것일까. 지구 인구는 늘어나고 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머스크는 결국 인류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구 이외의 행성, 즉 화성에 인류는 이주해야 한다고 그는 확신했고, 화성으로의 비행이 가능한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머스크는 2023년 달 관광 비행에 이어 2025년 승객을 태운 우주선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NASA의 화성 비행 목표가 2030년대인데 비해 최소 5년 이상 앞당겨진 야심찬 계획이다. 그는 화성 이주를 위한 대규모 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화성행(行) 로켓은 당장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머스크는 지구환경 악화를 조금이라도 막겠다면서 배기가스 뿌리는 가솔린차가 아니라 전기차 보급을 결심했다. 자동차 회사에서 일한 적도 없는 머스크가 지휘하는 테슬라는 의외로 승승장구다. 테슬라는 창업 7년 만인 2010년 상장에 성공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숙제가 등장했다. 고성능의 전기차를 만들었다고 해도, 필요한 때에 충전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는 2016년 태양광 패널 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해 테슬라 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주가가 1000 달러를 돌파하며 '천슬라'가 됐다. 이와 함께 머스크의 자산도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말 인류 최초로 주식 보유 개인자산 3000억 달러(약 353조85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생각을 현실로 만든 '21세기 돈키호테'

대학생 시절 머스크는 인류 장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라고 종종 생각했다. 도달한 결론은 인터넷, 지속가능한 에너지, 우주 개발 세 가지였다. 생각만 했다면 망상(妄想)으로 끝났을 것이다. 머스크가 특출난 것은 이를 모두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해 번 돈을 우주로켓, 전기차, 태양광발전 등 3개 사업에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물론 사업을 하면서 큰 곤경에 몇 번이나 빠졌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테슬라는 도산 직전까지 갔었다. 머스크는 "모든 투자자가 버려도 나는 테슬라를 버리지 않는다"면서 개인 재산을 대거 투입해 위기를 넘었다.

스페이스 엑스 역시 로켓 발사에 번번이 실패했었다. 심지어 발사 직전에서 로켓 본체에 결함이 발견돼 발사대에서 내려야 하는 굴욕도 겪었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어느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앞을 향해 전력으로 내달았다. 그 결과 그의 꿈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에는 전기차와 태양에너지를 보급하고, 우주를 향해선 로켓을 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사업하는 목적이 '돈벌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류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돈키호테 같은 그의 황당함에 사람들은 비웃었다. 하지만 이 천재 사업가는 상식을 뒤집는 일을 잇달아 해냈다. 실적이 쌓이고 성공을 거듭하면서 갈채를 보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제는 스티브 잡스 수준의 주목을 받는 유명한 남자가 됐다. 앞으로 잡스를 넘어설 지도 모른다.

과연 그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희대의 허풍쟁이로 끝날지, 아니면 자신의 말대로 인류와 지구를 구원하는 '구세신'(救世神)이 될 것인지 자못 궁궁해진다. 그가 인류 역사를 바꿀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전대미문'의 도전을 즐기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최고부자 머스크… 허풍꾼인가 `구세신`인가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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