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관련정보 등은 제외
美정부 긍정적 반응보였지만
"불만족 땐 후속 조치" 언급
美정부 긍정적 반응보였지만
"불만족 땐 후속 조치" 언급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상무부에 관련 자료를 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 가이드라인대로 제출했고, 단 고객 관련 정보는 계약상 불가능해 상무부와 협의를 거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고객신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객정보 등 내부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제외했고, 일부 자료는 기밀로 표시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 지난 9월 말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고객사 정보 등 민감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26개 항목의 설문을 제시하며 이날까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주력인 SK하이닉스는 일반에 공개되는 자료엔 자사가 미국이 심각하게 여기는 자동차용 아날로그 반도체 부족과 연관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정부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기밀 정보 제출을 곤혹스러워하자 고객사명 등 민감한 내용을 품목별로 구체적으로 내놓는 대신 자동차용, 휴대전화용, 컴퓨터용 등 산업별로 제출하는 것을 양해한 바 있다. 미 연방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전날까지 67곳이 자료를 제출했다. 이중 상무부의 검토를 거쳐 사이트에 게시된 곳은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40개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도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특정 고객 자료 등 기밀 정보를 빼고 비공개로 자료를 제출했다. UMC,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분야 ASE,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글로벌웨이퍼스 등 대만의 다른 기업도 자료를 냈다. 이 밖에도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이스라엘의 파운드리 기업 타워세미컨덕터 등도 자료를 제출했다.
일단 미국 정부는 반도체 업계의 이 같은 협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반도체 제조업체 등이 이날 시한 마감 전에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제출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자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모든 반도체 공급망 업체의 CEO(최고경영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며 "이들은 강력하고 완전한 데이터 제출을 약속했다. 지금까지 모두 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출한 자료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으면 추가 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자료 제출 시한 하루 뒤인 9일 미국을 방문해 러몬도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미국의 반도체 업계 자료 제출 요구가 공급난 병목현상을 파악해 개선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장단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합의와 관련해 한국 기업의 대미 철강 수출에 피해가 없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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