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전국 맛집 즐비 도화동·`맛깨비길` 용강동 조선시대 화려한 명성

도화동 상점가 2015년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
대표 점포 육성·주민 참여 프로그램 개발 지원
초창기 한국 경제 개발의 역사 담은 '맛깨비길'
안내지도?개 언어 메뉴판 제작 등 활성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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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전국 맛집 즐비 도화동·`맛깨비길` 용강동 조선시대 화려한 명성
마포역 상권의 중심을 이루는 도화동상점가의 모습.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공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마포나루 역사 잇는 용강동·도화동 상점가


서울 '마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갈비'와 '마포나루' 두 갈래로 나뉜다. 조선시대 한양 최대 포구가 있었던 곳이라 상인들이 주로 찾던 갈빗집이 예전부터 많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당시 마포나루는 충청도·전라도·경상도를 함께 묶어 칭하는 '삼남 지역'의 온갖 물자를 실은 배와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대규모 상권이 형성됐다. 한양의 대표 상권이었던 마포나루에서 크게 성공한 상인들은 '강상대고(江商大賈)'로 불렸다. 조선시대 한강 변에서 활동한 '큰 손'이라는 뜻이다. 마포나루의 문화는 지금의 마포역 인근 상권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마포역 상권의 중심은 용강동과 도화동 거리다. 도화동상점가는 마포주물럭과 갈매기살이 유명하다. 마포 갈비와 주물럭이 유명해진 것은 60대년 후반 마포대교가 건설되면서 외지에서 들락거리던 사람들에 의해 퍼지게 됐으며 양념에 고기를 주물럭거려 주물럭이라는 음식명이 만들어졌다. 일대에 오피스 빌딩이 들어서면서 고기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상권이 커지자 상인회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도화동상점가는 2015년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한 '골목형 시장 육성 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에 따라 자체개발(PB) 상품 유통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및 레시피 개발, 전문가 컨설팅, 고객 유입을 위한 시장 대표 점포 육성 및 홍보, 시장 내 주민참여형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해왔다.

도화동 상점가의 경우는 마포주물럭, 갈매기살 등 맛집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는 특색을 고려했다. 골목간판·음식모형 진열대 개선, 포장용기 개발, 메뉴판 정비, 이정표 설치 등으로 관광객의 유입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상인들이 직접 준비한 행사도 유명하다. 1960년대까지 전차의 종점이었던 마포의 모습이 담긴 '마포종점'이라는 노래를 스토리텔링해 기획한 '마포종점 가요제'가 대표적이다.

옛 마포나루 지역 상인회가 주도하던 복사골 축제를 마포구가 구 차원의 행사로 발전시킨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도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축제 기간 도화동 상점가의 외식업중앙회 소속 업소들은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판매한다.

◇50년 전통 족발부터 전국 맛집 가득= 도화동상점가의 주요 고객은 직장인이다. 낮에는 점심 식사 장소로, 밤에는 회식 장소로 활기를 띤다. 도화동상점가는 공덕역부터 시작하는 도화길부터 복사꽃공원부근의 마포대로와 삼개로까지 이어진다.

웬만한 음식은 다 만나볼 수 있는 도화동상점가는 마포 내 직장인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20~30년 넘게 상점가를 지켜온 내공 있는 노포부터 젊은 직장인들의 취향을 겨냥한 새로운 음식점들, 남녀노소 즐기는 프랜차이즈 음식점까지 다양하다. 비빔짬뽕이 유명한 '개화중식(개화중화요리)'이나 길모퉁이에 위치해 오래된 정서를 풍기는 '모퉁이고기집(모퉁이돼지숯불갈비)', 마포역 해장국의 메카 '양산박'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전국 맛집 즐비 도화동·`맛깨비길` 용강동 조선시대 화려한 명성
여의도에서 유명한 곱창집인 '달인곱창'을 마포 도화동에서도 맛볼 수 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공

여의도에서 유명한 곱창집인 '달인곱창'을 도화동에서도 맛볼 수 있다. 육전과 곱창뚝배기를 포함한 기본 찬부터 사장님의 정성이 들어가 있다. 곱이 꽉 찬 소곱창과 11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달인곱창의 특제소스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는 맛을 자아낸다.

중화선술집이라고 소개하는 '옌타이'는 짜장면, 짬뽕과 같이 식사류를 내세우는 흔한 중식당과는 다른 분위기다. 오리알을 삭힌 중국요리인 송화단과 오향장육이 유명하다. 탕수육과 깐풍기처럼 많이 알려진 중화요리는 물론 볶음밥류, 군만두까지 모든 메뉴가 훌륭한 맛을 뽐낸다.

상점가 끝자락에 위치한 '땅끝마을'은 한옥을 개조한 편안한 공간에서 집밥처럼 든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백반 음식점이다. 전라남도 해남 출신 사장님이 해남에서 직접 공수한 재료로 만드는 푸짐한 반찬으로 유명해 점심시간만 되면 손님들로 가득 찬다. 닭도리탕과 해물오징어찌개, 홍어삼합이 대표 메뉴다.

족발이 유명한 도화동에서도 '맛집'으로 꼽히는 '금복족발'에선 옛날식 족발인 냉족발을 맛볼 수 있다. 도화동은 1970년대 족발 거리가 형성됐을 정도로 족발의 역사가 깊다. 금복족발은 1978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족발 거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금복족발의 차가운 족발은 시중의 족발과는 다르게 기름기가 없어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양념새우젓과 깍두기는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마포 골목경제 지탱하는 '맛깨비길'= 마포 상권의 또 다른 축은 용강동이다. '맛깨비길'이라고도 불리는 용강동 갈비 골목은 초창기 한국 경제 개발의 역사를 담고 있다. 1970년대 여의도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의도에서 근무하려는 노동자들이 다수 유입됐다. 하지만 허허벌판 여의도에는 끼니를 챙기기 위한 식당이 변변찮아 노동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 지역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에 식당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엔 두부김치, 꽁치 등 정도의 메뉴를 다루는 식당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자 돼지고기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본격적으로 경제부흥기가 도래하자 소고기를 찾는 수요 역시 크게 늘었다.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들의 입맛에 따라 양념을 달리한 메뉴들이 등장하면서 마포 갈비와 주물럭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용강동 갈비골목은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의 야시장 및 골목경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골목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사업이다.

이후 사업 과정을 거쳐 갈비골목은 지난 6월 '맛깨비길'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맛깨비길은 토지 면적만 9210㎡(2786평)에 이르며 이곳에 자리잡고 있는 전체 점포 수는 203개다. 점포임차상인 240명, 종업원 600명 등 총 640명의 상인이 이 구역의 골목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새 이름을 얻으면서 거리 보수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사업은 세부적으로 조명 개선, 바닥안내표지판, 기존 시설 보수 및 개선, 포토존, 바닥매입조명 등 시설분야와 공동음식포장재·레시피 개발, 외국어 메뉴판 공동 제작, 홍보 및 광고 등 경영 분야로 구분돼 진행됐다.

용강동 일대에서 개최되는 마포음식문화축제는 마포지역의 전통을 살린 대표 음식축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멈췄지만,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음식만 있는 게 아니라 동요콘서트, 가요무대 등 음악을 곁들인 축제로 20년 가까이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상인회는 맛깨비길 상권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설 개선뿐 아니라 공용주차장 이용할인권, 맛깨비길 안내지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4개 언어 메뉴판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또 맛깨비길이 연상되는 캐릭터와 포토존을 여러 곳에 설치해 거리의 풍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상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관광사와 연계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도 열심이다.

코로나19로 상흔을 입었던 마포 골목상권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7년째 도화동상점가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4단계 거리두기가 지속 되면서 안 그래도 어려웠던 가게 운영이 정말 힘들어졌다"며 "IMF보다도 힘들었던 시기였는데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고 거리두기가 좀 풀리면 천천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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