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공동행동 준비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 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주거 기본권 보장. 부동산 투기 공화국 해체'라는 주제로 시위를 펼쳤다고 8일 밝혔다. 무주택자 공동행동 준비위원회는 민주노총, 진보당, 집값정상화시민행동, 집걱정없는세상연대 등 80여 개의 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62개의 단체가 시위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80여 명이 참석했으며 코로나 19에 따른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1인 피켓 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폭등한 집값에 시름하는 국민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지지만 정치는 부동산 문제를 방관하고 투기를 방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말 통과된 종부세 개정안에 따라 공시가격 11억원, 시가 15억 상당 집을 소유한 집 부자는 60만원에 불과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며 "주거 불평등을 개선하겠다는 촛불 정부의 여당이 주도하는 부자 감세가 기가 찰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비위 의혹이 발견된 국회의원과 가족들의 사례가 30건이 넘고, 경실련이 올초 분석한 결과 전국 지자체장의 51% 이상이 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위정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 속에서, 개혁을 이끌어야 할 정치인들이 앞장서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 국민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치솟는 전월세가격, '영끌'과 '투기'로 내몰리는 부동산 정책, 대한민국의 무주택자들은 집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다"라며 하소연했다.
이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자산 불평등의 핵심은 부동산"이라며 "부동산 보유세 강화, 비농업인 농지 소유 금지, 공공임대주택 확대, 주택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 재벌의 부동산 소유 제한 등을 제안한다"라고 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40대 여성 최모씨(무주택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만 해도 조금만 무리하면 내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정부가 집값을 잡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집을 사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폭등해서 날뛰는 집값으로 이제는 내 집 마련이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그림의 떡이 되어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집값은 근로 소득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미친 가격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민주당은 폭등한 집값에 고통받는 국민들은 내쳐버리고 집 부자들의 세금 깎아주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다"라며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 제발 집값을 정권 초로 돌려달라"라고 덧붙였다.
서울 거주한다는 30대 자취생 문모씨는 "전·월세가 2년마다 너무 올라서 청년들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제일 싼 곳을 찾아서 서울 외곽으로 떠나야 한다"라며 "정부가 청년 주거지원 대책이라며 돈 몇 푼 지원하는 것보다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집값을 확실하게 잡아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통을 해결해줄 사람이 대선에 나왔으면 좋겠다. 청년들의 주거 현실을 제대로 알고 그 해결책을 제시할 후보를 청년들은 원한다"라고 덧붙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무주택자 공동행동 준비위원회 회원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무주택자 공동행동 준비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