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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포장 뜯으니 국민 통제만 남는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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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언론자유·K방역 자찬, 黨靑 또 셀프포장
가격 잡는다? 집 갖고픈 국민 잡은 주택 정책
이중적 언론관, '내편 아니면 재갈'은 일관
방역은 성과없이 사생활·비판 통제만 철저
개인 자립 위협받는 국민…저의 되짚어봐야
[한기호의 정치박박] 포장 뜯으니 국민 통제만 남는 정권
지난 8월 25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언론독재법과 반민주 악법 끝장 투쟁 범국민 필리버스터' 현장에 참석,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26일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팩트로 보는 문재인 정부 4년, 주요 정책 성과' 자료집을 돌려 보면서 자화자찬을 쏟아냈다. "OECD 평균 집값 상승률이 7.7%인데 한국은 5.4%에 불과하다"거나, "(한국이) 2020년 세계언론 자유지수 기준 세계에서 42위, 아시아에서 3년 연속 1위"라고 언론 자유도를 자랑했다. 이른바 'K방역'을 거론하면서는 "발 빠른 비상 대응 체제 전환 및 국가적 역량 집중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자평했다고 한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를 설명한다고 해도 국민들께서 쉽게 납득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은 잘한 것밖에 없는데, 못 알아 듣는 국민이 잘못이라는 얘기다.

앞뒤 안 맞는 말 투성이다. 집값을 두고는 긴 말도 아깝다. 네티즌 사이에선 "5.4배를 5.4%라고 잘못 써 놓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터져 나온다. 정작 정책은 자국민만을 대상으로 25차례 발표 혼선을 주면서도 새 집을 지을 수 없게 하고, 내 집을 살 수 없게 하고, 가진 집 세금부담은 늘리고, 시중은행 대출마저 막는 등 '집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방향성 만큼은 절대 잃지 않은 터다. 여론의 반응이 좋을 수가 없다. 말로는 '가격을 잡겠다'면서 실제로는 매물을 줄여 '품귀(品貴)'만 유발하는 것부터가 뜨악했다.

게다가 중국인 등 외국인에게는 부동산 거래의 과반을 허용할 만큼 '규제 프리존' 마냥 사각지대를 열어두니 이해의 영역을 넘어섰다. 민간의 진짜 일자리를 줄이고 재정 투입으로 서류상 일자리로 때운 소주성(소득주도성장), 탈(脫)원전이란 미명으로 시작해 전력부족·적자 대책 없이 '탈(奪)원전'으로 귀결된 기조들의 선례도 있었다. 역주행이 워낙 뚜렷하니 그저 '철밥통'들의 무사안일이라든가, 선의(善意)로 만든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라고 비판하는 것조차 순진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당청이 집값과 함께 들먹인 '세계언론 자유지수'는 오는 30일 또 '여당 단독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언론중재법 개악안을 염두에 둔 것일 테다. 정작 그 지표를 발표하는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입법에 공개 반대하고 있다는 경고음을 교묘히 감춘 '사실상 거짓말'이다. 피소 언론에 고의·중과실이 아니라는 입증 책임을 온전히 떠넘기면서 파산을 위협하겠다는 입법은 친여(親與) 전문 소송꾼들이 제도권 언론의 입을 손쉽게 틀어막는 최고의 수단이 된다는 것쯤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나라 안팎을 떠나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과 재고 요청이 집권세력에 쇄도하는 배경이다. RSF의 비판성명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제 와 "그건 뭣도 모르니까"라고 치부하는 태도나, 야당 시절 여성 대통령을 향한 근거 없는 밀회설 보도를 낸 일본 극우매체 기자가 기소되자 "비판과 감시에 명예훼손으로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은 '언론 재갈법'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어찌 보면 일관된다. 내 편에게 유리하면 취하고, 불리하면 틀어막는 게 원칙이라고 가정한다면.

K방역 자찬 역시 '왜?'라는 물음을 수도 없이 자아낸다. 방역이란 목표는 잡히지 않고, 그 달성 수단 격인 통제만 공안 수준으로 끌어 올려진 형국이다. 정권 스스로 위험 기준 삼아온 코로나19 일일확진자가 2000명 안팎까지 불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어느덧 경제 주체들에게 죽음(死)에 가까운 '4단계'가 상수가 됐으며, 그 적용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는 벌써 1년 반을 넘기는 기간 단 한 번도 실현된 적 없이 희망고문임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2분기까지 어용 방송인과 50여차례 시시덕대며 가장 성능 좋은 2종 백신을 콕 집어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던 인사는 청와대 비서관급 자리에 올라 1급에 상당하는 녹을 먹고 있다. 직함에 딸린 '방역기획'의 정체가 뭔가 싶다. 미국보다 석달 늦은 접종 개시, 물량 태부족에 서로 다른 백신을 섞어 맞는 교차접종을 강행하고도 접종을 완료한 국민은 4분의1을 겨우 넘겼다. 그럼에도 언감생심 말라는 듯, 질병관리청장은 '고령층의 경우 90% 이상, 일반 성인은 80% 이상 접종이 완료' 되는 게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혜' 기준이라고 못 박는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비(非)과학적 통제 대상에서 빼 주는 것도 아니다. 죄 없는 국민들은 몇명이, 언제 모이는지 또 야외·수중까지 불문하고 마스크를 걸쳤는지 따위로 적발 될까 공권력 완장 앞에 주눅든 지 오래다. 서로를 감시·신고하고, '정부 규율을 안 지켰다'는 이유로 손가락질하도록 유도까지 당하고 있다.


통제의 '이중잣대'도 많은 의문점을 갖게 한다. 현 정권은 반문(反문재인) 집회에는 '재인산성'을 쌓아 광화문 원천봉쇄에 불심검문과 대규모 통신사찰까지 남발하며 틀어막았고, "살려달라" 호소해 온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영업금지를 풀어달라고 차량 행진을 하려 하거나 장대비 속 검은 옷을 입고 국회 앞을 거니는 것에조차 불법집회 딱지를 붙였다. 그러나 정권의 '개국공신' 격인 민주노총 집회는 수천명이 서울 도심, 기업체 내부를 기습 점거해도 '할 것 다 할 때까지' 방치한 뒤 '읍소 언론플레이'로 때우기 일쑤다. 일반 국민의 목숨·인권 가치가 그들의 8000분의 1, 1500분의 1에 불과한가 싶다.
결국 스스로 돈은 벌지 못하게 하고, 공권력 통제로 야기된 손실 '핀셋 보상'은 귀신 같이 회피하며 지원금·위로금으로 '물타기'를 하고, 선거를 앞두고 국민 100%에게 똑같이 주니 마니 입씨름을 연출하다 매표(買票)로 길들이는 악순환 반복은 어떤가. 그 와중 혈세(血稅)는 간 데 없이 흩뿌려진다. 애초 방역 대상이 바이러스인지 국민의 경제였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와중 여당은 내년 본예산으로만 604조9000억원 편성을 계획했다. 작년 대비 약 50조원 순증한 액수이며, 집권 후 첫 본예산 편성액(428조8000억원)에 비하면 177조원 가까이 폭증하는 셈이다. 주거가 불안해지고, 눈과 귀를 가리고 입에 재갈을 물리기 직전이며, 생계·사생활까지 조여진 위태로운 국민들의 지갑에서 그만큼을 더 당겨 쓰겠다는 것 아닌가. 코로나 면역만이 관건이 아닌 듯하다. 국민들이 '개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집권세력의 통제가 더욱 쉬워질 수밖에 없다. 한편 '국민'을 늘상 입에 올리는 야당 정치인들은 정작 국민이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파악하고 알릴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연성 파시즘 독재 완성'이라는 '실체'를 직시하지 못하고 '그림자' 밟기만 반복하는 그들이 저마다 '몸값'만 높게 불러달라고 아우성치는 세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포장 뜯으니 국민 통제만 남는 정권
지난 8월 25일 오후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민주노총 산하 전국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등 약 1500명의 조합원들이 현대제철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포장 뜯으니 국민 통제만 남는 정권
지난 8월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2021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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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영업제한 방역 지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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