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골목맛집이 밀키트 만나 매출 대박… "디지털화 위기이자 기회"

인원제한 탓 속속 폐업… 이화횟집, 프레시지와 협력 매출 3배
권칠승 중기부 장관 "자발적 상생협력 추진… 매년 2000억 지원"
유통센터·온라인 채널 연계… 콘텐츠 제작 마케팅 큰 도움될 듯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골목맛집이 밀키트 만나 매출 대박… "디지털화 위기이자 기회"
'자상한 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상생' 좌담회에 참석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박영숙 이화횟집 사장,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이사. 박동욱기자 fufus@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자상한 기업·소상공인 디지털 대응방안 모색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소상공인들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악의 내수 상황에다 음식·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의 빠른 디지털화로 서민경제를 받치고 있던 골목상권도 대위기에 몰렸다. 오프라인 전통 방식을 유지하던 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디지털'을 무기로 앞세운 거대 서비스 사업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골목상인들에게 최근 코로나19 대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스타트업과 골목 음식점의 '상생' 사례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대담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숙 이화횟집 사장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이사

사회 = 김승룡 정치정책부장


경기도 화성의 40년 전통 낙지전골 맛집인 '이화횟집'은 최근 요리 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밀키트(Meal-Kit) 전문 스타트업 '프레시지'를 만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도 3배 가량 오르는 '대박'을 맞았다.

밀키트는 1인 가구 증가로 빠르게 성장했는데, 코로나19로 멀리 있는 맛집도 집에서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박영숙 이화횟집 사장은 "처음에는 밀키트로 우리 집 낙지볶음이나 낙지전골을 밀키트로 배달하면, 수 십 년 간 운영해온 맛집의 명성이 깎이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프레시지 측이 요리 제조 전 과정을 잘 관리해줬고, 먹어보니 원래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밀키트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골목 음식점들이 단체손님이 끊겨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저희는 오히려 온라인 밀키트 판매를 병행해 장사가 더 잘 되고 있고,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의 19대 자상한(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으로 선정된 프레시지는 2016년 창업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불과 7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이듬해 15억원, 2018년 218억원, 2019년 712억원, 지난해 127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일본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의 투자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적극 투자해 육성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본지는 서울 중구 동덕빌딩 중기부 옴부즈만지원단 회의실에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준교 프레시지 사장, 박영숙 이화횟집 사장과 함께 '자상한 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상생'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골목맛집이 밀키트 만나 매출 대박… "디지털화 위기이자 기회"
'자상한 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상생' 좌담회 참석자들이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다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상황은 어떤가.

(박 사장) "인원 제한 때문에 타산이 안 맞는 곳이 많다. 주위 가게들도 폐업하는 곳들이 많고 매우 힘들어 한다. 저희 식당도 손님이 많이 끊겨 힘들었는데, 프레시지와 밀키트 협력을 통해 살아났다. 최근엔 수출도 하니까 주위 사람들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해 뿌듯하기도 하다."

-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기부는 이런 위기 상황에 상생협력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상생'을 키워드로 내세운 이유는 뭔가.

(권 장관) "산업환경은 계속 변하고, 기존 법이나 제도는 경계선이라는 게 있어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소상공인 간 협력을 늘려 기존 제도가 보완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충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중기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생협력 사업이 어떤 성과를 냈고, 상생 확산을 위한 계획은. 상생을 위한 '자상한 기업2.0' 계획도 최근 발표했는데.

(권 장관) "중기부는 자상한 기업 등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후원하는 자발적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상생협력기금 1조5600억원을 조성해 중소 협력사의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성과 공유 등에 매년 2000억원 가량을 지원했는데, 지난해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성장기회를 맞았다. 그동안 상생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은 있었지만, 공기업은 흔치 않았다. 공기업, 공공기관과 기업 간 상생을 확산하기 위해 공기관이 사업 주체가 돼 1차는 물론 2차 협력사까지 책임지는 상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상생협력 방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맞추고 있다. ESG 분야에 특화한 상생협력 사업이 자상한 기업2.0이다."

-프레시지가 국내 밀키트 대중화를 이끌며 1위 사업자로 도약했지만, 작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협력하려면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게 있나.

(정 사장)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다. 지자체나 정부 부처가 처음 밀키트 협력사업을 시작할 때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면 힘이 될 것 같다. 중기부 산하에 다양한 유통센터와 온라인 채널이 있는데, 이런 채널에서 밀키트 상품이 출시되면 더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평범한 상품도 콘텐츠를 만들어 마케팅을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권 장관) "중소기업은 유통 판로를 찾고, 제품을 알리는 게 꼭 필요한데, 광고력이 부족하다. 이화횟집처럼 많이 알려진 맛집이지만, 거리가 멀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프레시지와 상생협력이 제품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기부가 더 효율적인 홍보 방법을 찾아보겠다."

-초기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극복했나.

(정 사장) "밀키트 사업이 성장하려면 음식의 다양성이 있어야 했다. 이화횟집같이 30년 넘게 하는 곳의 요리를 가져와 온라인으로 유통하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전국 유명한 맛집을 엄청 많이 찾아다녔다. 그러나 음식점 사장님들을 설득하고 함께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중기부가 선정한 백년가게와 협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백년가게 음식제품을 쿠팡, 옥션 등 오픈마켓은 물론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고, 미국 등 해외 수출국도 12개국으로 늘었다. 미국 등 해외 교포들이 한국 맛집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아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 사실 그간 매일이 도전이었다. 처음엔 직원수가 10명 미만이었다가 점차 커져 250명이 넘었다. 가장 힘든 것은 조직문화였다.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엔진을 바꾸는 것과 같다. 규모에 맞게 조직구조와 문화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다. 또 밀키트 제품을 대형 온라인몰이나 대형 유통매장 등을 통해 전국에 대량 판매할 때, 음식점의 원래 재료와 요리법을 그대로 적용해선 되지 않았다. 밀키트 10개를 만들 때와 10만개 만들기 때의 레시피와 원재료가 모두 달라져야 대량 생산해도 맛이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R&D)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결국 골목상권 상인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폐업하지 않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디지털화'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소상공인 디지털화를 위해 중기부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나.

(권 장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어음 대체 결제수단인 상생결제 확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구매기업과 1차 협력사 간 상생결제가 이뤄졌지만,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 지급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 말고 당장 시급히 해야 할 것은 뭔가.

(권 장관) "당장은 현금이 부족하니까 재난지원금 지급에 중점을 두고 정확하고 빠르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화횟집과 프레시지 사례처럼, 큰 틀에서 소상공인들이 디지털화로 매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소상공인이 중소기업과 상생 매칭이 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해, 시너지가 생기도록 할 예정이다. 또 폐업도 결국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폐업하는 사람들에게 자금 지원하는 것은 물론 폐업 이후 새로운 직업을 구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걸 도와주는 창업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소상공인들이)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 분야에 예산을 더 투입할 예정이다."

-보통 골목 음식점 사장님들 나이가 많아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다. 프레시지와 디지털 협력사업을 하는데 힘들지 않았나.

(박 사장)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프레시지 직원들이 모든 디지털 업무는 다 해주시니까 저희는 편하게 장사하면서 매출만 늘어나고 있다. 너무 편하게 앉아서 수입만 챙기는 것 같다.(웃음)"

정리=강민성기자 km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