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기고] 데이터과학과 비파괴검사](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1902102269660001[1].jpg "[기고] 데이터과학과 비파괴검사")
비파괴검사는 검사 대상을 파괴하지 않고 검사하는 기술로서 의료분야의 자기공명영상법(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엑스레이(x-ray) 검사, 초음파 검사 등과 같은 역할을 한다. 폭발·붕괴 등의 사고 이전에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결함을 발견할 수 있기에 산업제품의 안전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비파괴검사는 의료분야와 마찬가지로 검사자의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며, 비파괴검사자의 능력은 검사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격검정요건이 매우 엄격하다. 그러나 전문성을 갖춘 검사자이더라도 심리적 요인, 피로도,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한 일관성 부재 및 판정 오류가 유발될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고 보완할 방안이 지속해서 연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적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최근에는 의사의 판단을 도와주는 의료검사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비파괴검사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인공지능 솔루션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학습한다.
학생이 공부할 때 학습 문제의 양과 질이 학습 수준과 직결되는 것처럼, 학습데이터는 양도 많아야 하지만 고품질이어야 양질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대량의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인공지능 솔루션 품질고도화의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파괴검사 분야의 데이터기반 구축기술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다. 따라서 기반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한 비파괴검사 분야 기술선점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비파괴검사는 다양한 기술을 이용하고 적용대상도 다양한 만큼, 이해관계자도 다양하고 검사데이터도 산재하여 다량의 고품질 데이터의 생산 및 확보가 매우 어렵다. 비파괴검사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관련 국가산업경쟁력을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와 같은 중요성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5년간 총연구비 180억원 규모의 '데이터과학기반 차세대 비파괴검사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해 데이터과학과 비파괴검사 융합을 위한 기반연구의 틀을 마련했다. 국내 주요 산·학·연 비파괴검사 연구그룹, 그중에서도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이 과제를 시작하였으며, 주요 비파괴검사기술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의 생산·수집·저장·관리·공유를 위한 기술개발 및 비파괴검사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데이터기반 지능형 검사솔루션을 활용한 비파괴검사 인프라 구축 및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모두 개발한다. 비파괴검사 표준데이터 분류 체계 및 검사기술·대상별 표준데이터 형식 개발도 포함된다.
이번 틀 개발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데이터 품질에 초점을 두고 비파괴검사 데이터를 확보하는 최초의 시도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비파괴검사 데이터 생산, 수집 절차 및 데이터베이스 공유체계를 갖추어 나간다면 국내 인공지능기반 비파괴검사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과학, 인공지능과 비파괴검사가 만날 때 산업계의 예방검사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고,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하여 기존의 인적기반 검사기술을 데이터과학기반 검사기술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외산 장비에 좌우되는 현재의 우리나라 비파괴검사 시장을 국내기술로 재편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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