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주식시장은 동메달을 원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1302102369061003[1].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주식시장은 동메달을 원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금메달 7개를 목표로 최선을 다했던 한국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특히 동메달 승부를 겨루며 얻어낸 4위가 총12회 기록되면서 이 분야에서는 전체 4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개최국 일본은 애초 금메달 30개를 목표로 정했다. 올림픽 개막전까지는 모든 정황상 아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다양한 종목에서 금메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 종목인 유도에서 시작된 금메달은 신생 종목인 스케이트 보드를 비롯해 국민 스포츠인 야구, 게다가 서양인들이 싹쓸이 해 갔던 수영, 체조 등 기초분야에서도 선전을 해가며 무려 27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전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개최국의 위상을 드높인 셈이다. 이런 결과를 통해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까지 '대회 중지' 시위를 했던 반대파 목소리는 승리의 환호 속에 소리없이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로 너무 오랫동안 지쳐있던 일본 국민들에게는 잠시만이라도 강한 '엔돌핀'이 돌 수 있는 신나는 뉴스로 들뜬 상황에 살짝 찬물을 끼얹을 만한 흥미로운 금융시장 분석 자료가 공개돼 화제다. 일본의 유수한 자산운용회사인 '트리오 자산관리'의 오쿠라 다카시 사장이 분석한 것이다. 그동안 일본이 하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 색깔에 따른 하반기 일본 주식시장 수익분석으로, 그 내용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전후(戰後)인 1949년 도쿄 증권거래소가 재개된 이후 개최된 올림픽은 이번 도쿄 대회를 제외하고 총 17회에 이른다. 이번 분석에서는 역사적으로 큰 이슈가 있었던 3개 대회를 제외하고 14개 대회에서 일본이 얻어낸 메달을 기준으로 실시했다.
일본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직후인 1952년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했으나 당시 닛케이 평균 주식시세가 200엔대여서 아주 사소한 이슈가 있어도 급등하던 시절이라 하반기 수익이 74%라는 비정상적 수치가 나왔었다. 따라서 이번 분석에선 이 해에 헬싱키에서 열린 대회를 우선적으로 제외했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주식시장은 동메달을 원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1302102369061003[2].jpg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주식시장은 동메달을 원한다?")
이 분석은 개회식 당일의 종가를 100으로 놓고 이 후 반년간 닛케이 평균 주식 시세 추세를 그 해 획득한 메달별 숫자와의 상관관계를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메달별로 세 개의 그래프를 만들었다. 세로축은 닛케이 평균 반년 수익률, 가로축은 일본이 획득한 각 메달의 개수로 정하고 매회마다 점을 찍고 선으로 만들었을때 우상향이면 그 메달의 숫자가 많을수록 주가가 상승한 것이고, 반대로 우하향이면 메달수가 많을수록 주가가 하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오쿠라 사장은 메달별 상관계수를 얻어냈는데 그 결과가 매우 놀랍다. 가장 높을 것이라 예상됐던 금메달이 최하위인 0.02가 나왔고, 은메달이 0.05, '꼴찌'인 동메달이 가장 높은 0.2를 기록했다. 쉽게 설명하면 금·은메달을 많이 따도 주가와는 연동을 거의 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동메달은 따면 딸수록 주가지수와의 연동 상관관계가 금메달의 열 배가량 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논리나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분석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대회에서 천문학적 적자가 예상되는 일본경제를 들여다보면 사상 최고의 금메달 획득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대로 동메달급 성적을 역대급으로 얻어낸 한국의 하반기 주식시장이 이웃나라 통계 분석이지만 기왕이면 그 '이론'과 딱맞아 떨어져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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