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7월 58기중 57기 가동
영구폐지 시설까지 재가동 검토
탄소중립 한다면서 실제는 역행
전문가 "어려운 길 더 어렵게 가"
영구폐지 시설까지 재가동 검토
탄소중립 한다면서 실제는 역행
전문가 "어려운 길 더 어렵게 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폭염이 계속되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1.8.8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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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현실 속에서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석탄 발전의 의존도만 커지고 있다. 정부가 원전 활용을 포기한 탓이다. 정부의 장밋빛 '탈원전, 탄소제로' 구상이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8일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7월 20일부터 7월 말까지 12일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은 평균 95.2%로 집계됐다. 전체 설비용량 35.3GW 가운데 일 평균 발전량은 33.6GW로 사실상 완전 가동 체제로 운영됐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오후 5시에는 전국 58기의 석탄발전소 가운데 환경개선설비 공사가 진행 중인 삼천포 6호기를 제외한 57기가 '풀가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최대 전력 수요는 91.4GW까지 치솟아 111년 만에 가장 더웠던 2018년 7월 24일 92.5GW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석탄발전은 97%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전체 전력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감당했다.
국내 전력생산은 통상 연료가 저렴한 원전과 석탄발전을 먼저 가동한 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유류 발전 등의 순으로 가동한다.
올해의 경우 원전 발전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만 해도 국내 석탄발전 가동률은 최대 83%였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석탄발전을 지양하고 원전발전을 늘려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반대의 선택이 이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가 휴가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석탄발전은 완전가동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전력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영구 폐지한 석탄발전소(삼천포화력 1·2호기, 보령화력 1·2호기)를 재가동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실행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지난 5일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며 "오는 2050년 석탄 화력 발전 비율을 1.5%에서 0%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실성 없는 탄소 중립 목표를 시행할 경우 '블랙아웃'과 전기요금 인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원전 없는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안 그래도 어려운 길을 더욱 어렵게 가려 한다"고 지적한다.
신경호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은 "신재생 에너지뿐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포트폴리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화석연료를 무조건 배제하기보다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포집·활용·저장(CCUS)하는 기술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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