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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단속 자제` 尹 `가족행사 애국가` 崔가 파시스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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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정식품 발언', 행정권 자제 초점
"자유는 정부권력 한계 긋는 것" 연장
親與진영, 프리드먼 싸잡아 "파시스트"
崔 애국·가족모임에까지 "전체주의" 딱지
"사생활에 공적 통제" 애호권력 누구인가
[한기호의 정치박박] `단속 자제` 尹 `가족행사 애국가` 崔가 파시스트라니
지난 7월 18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 영상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 출정식을 가지면서 세 몰이에 나선 한 주였다. 정치 초보로만 받아들여지던 이들의 베일이 벗겨짐과 동시에 여권의 공세도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에겐 '1일 1망언'이란 꼬리표를 붙이기, 최 전 원장의 애국심 어필엔 '국가주의(Statism)'나 '전체주의(Totalitarianism)'라는 폄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파시스트'라는 말도 등장했다.

파시스트는 좁게는 2차 세계대전 추축국 일원인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정권 파시스트당 당원을 가리키는 말이며, 넓게는 그들의 이념이자 전체주의 '파시즘' 추종자를 뜻하는 용어로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다. 일각에선 반공(反공산주의) 성향을 파시즘으로 치부하지만, 애초 전체주의는 국가를 비롯한 '전체 대중'의 목적을 상정하고 이를 위해 '개인의 자유 억압'을 당연시하는 기조를 뜻한다. 나치 독일과 같이 국가사회주의를 표방했든, 구(舊)소련이 종주국이었던 공산주의든 공통된 속성이었다. 현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를 시대 구호로 내걸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도 마찬가지다.

이 용어가 먼저 날아든 타깃은 지난 2일 약 보름 만에 떠오른 '부정식품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윤 전 총장이었다. 지난달 18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 영상에서 윤 전 총장은 경제학자인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추천한 자유주의 경제석학 밀튼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 연구관을 하던 2006년까지 지니고 다니면서 행정·수사당국의 단속·처벌권 남용 자제를 권고하는 근거로 삼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윤 전 총장은 "(상부에서 지시하던) 단속이란 것은 퀄리티를 여기(관에서 정한 수준)를 기준으로 딱 잘라서 이것보다 떨어지는 건 전부 다 형사적으로 단속하라는 건데, 프리드먼은 아니, 그것보다 더 아래도 완전히 정말 사람이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 하면 '없는 사람'은 그 (기준선)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해서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거더라. 이걸 먹는다고 갑자기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그는 "이걸(위생기준을) 이렇게 올려놓으면, 예를 들면 햄버거를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위생 퀄리티는 500전 짜리로 맞춰놓으면 그건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라며 "그래서 제가 다시 그걸(프리드먼 저서를) 읽어 보고 요약해서, 위에다가 '이 단속은 별로 가벌성이 높지도 않고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소위 공권력의 발동을 (제지)하는데 써 먹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지난 6월29일 대선 출마선언 당시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라고 밝힌 것의 연장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불량식품'과 닮은 어감의 법적 용어 '부정식품'이 등장함에 따라 여론은 술렁였고, 여권에선 같은 인터뷰에서 나온 '일주일 120시간 바짝 근로' 발언과 엮어 빈부 차별 정당화를 선택의 자유로 포장했다는 취지의 비판이 이어졌다. 어느 정도는 예상 범주에 있었다. 그런데 '조국 백서' 저자 겸 친문(親문재인) 논객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윤 전 총장이) 밀튼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를 탐독하고 다녔다고 자랑하는데 프리드먼은 파시스트다"며 "결국 윤석열은 파시스트"라고 쏘아붙였다. 어쨌든 공권력의 단속 자제를 강조한 윤 전 총장, 그에게 깊은 영감을 준 프리드먼 모두 파시스트라는 주장은 오해나 과장의 영역을 넘어선 듯했다.

최 전 원장에게도 '애국'과 '가족 모임'을 이유로 파시스트 공세가 이어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 비대면 생중계한 대선 출정식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애국가를 불렀다. 이 행사에 앞서서는 최 전 원장이 명절 가족 모임 때마다 국민의례와 함께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제창하는 집안 전통을 가진 사실이 사진과 함께 공개됐다. 최 전 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십년 된 건 아니고, 몇년 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아버님께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가를 끝까지 다 부르자,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별난 가풍으로 요즘과 같은 핵가족화 사회에서 생소함, 불편함을 드러내는 여론도 없지 않다. 라디오 진행자는 "가족의 자유"라면서도 "'나는 저 집 며느리로 못 갈 것 같다'는 SNS 글도 있다"고 지적했는데, 최 전 원장은 "우리 집안 며느리들은 기꺼이 참석하고, 아주 같은 마음으로 열창했다"고 반응했다. '너무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까지 나왔으나, 그는 "국가주의, 전체주의는 아니다"라면서 "나라 사랑하는 거하고 전체주의하고는 다른 말"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맥락의 공세가 여권에서도 나왔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좋게 보면 애국심이 너무 충만하다고 볼 수 있는데, 다르게 보면 약간 연상이 되는 영역들이 있다"며 "국가주의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에서 문화재위원, 도시재생위원 등을 지내고 현 정부에서 국정홍보방송 KTV 고정프로그램을 맡았던 친여(親與) 인사 전우용 씨는 SNS 글로 최 전 원장을 겨냥 "예전 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에 '국민의례'를 했던 것도, 사람들의 사생활을 공적으로 통제하려했던 파시스트들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선 "파시즘의 주요 속성 중 하나는 가족 단위의 사생활을 공적으로 통제하려 든다는 점"이라면서 "문(문재인) 정부는 파시즘이라고 주장하던 자들이 진짜 파시스트를 보고는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위기 징후"라고 덧붙였다.

정작 "가정은 사생활 공간이고, 가족은 사적 공동체"라고 전제해놓고도 전 씨는 최 전 원장을 "사생활을 공적으로 통제"하는 주체이자 "진짜 파시스트"로 몰아세운 셈이다. 최 전 원장이 가족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려 '공권력'이라도 동원했다는 것일까. 그런 '공권력'으론 코로나19의 실질적 피해 계측 없이 '확진자 수'만을 매개로 사생활·경제활동 통제 기한과 수위만 무한정 늘려가는 정부부터 떠오르는 게 슬픈 현실이다.

게다가 '진짜 파시스트'는 일면식 없는 한가족의 문제에 개입해 "아이 입양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말라"고 압박한 '공당'의 일원들이 아닌가 싶다. 지난달 20일 최 전 원장의 양아들 최영진 씨는 민주당 유력주자 캠프 일원이 이같은 취지로 방송에서 언급한 데 대해 SNS글로 "저는 더 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 저는 그래서 아빠가 이런 점을 더 언급했으면 좋겠다"며 "저처럼 고아였던 아이들이 아픔을 공감하지, 다른 사람이 위하는 척하는 건 가식이고 가면으로 느껴진다"고 반박한 바 있다.

지난해 '조국 흑서' 필진으로 나서면서 진보진영 변호사모임 '민변'을 탈퇴한 권경애 변호사는 최근 '무법의 시간' 출간 계기 언론 인터뷰에서 "파시즘의 징후가 '만들어진 적'에 대한 법률적이고 도덕적인 한계를 무시하는 폭력에 대한 찬미"라며 "이 정권은 파시즘으로 가는 단계"라고 경고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만들어진 적'을 향한 집단 린치가 반복, 재생산 되지 않을지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단속 자제` 尹 `가족행사 애국가` 崔가 파시스트라니
2019년 최재형 전 감사원장 가족이 명절 모임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맨 뒷줄에 서 있는 사람이 최 전 원장. 최 전 원장은 명절 등 가족 모임 때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아왔다.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선캠프 제공

[한기호의 정치박박] `단속 자제` 尹 `가족행사 애국가` 崔가 파시스트라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8월 4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선출마 선언 행사에서 국민의례 후 애국가를 독창하고 있다.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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