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성장 확대되지만, 회복세 지속 여부 확인할 필요"
4월 "코로나19 불확실성 높다"→"불확실성 잠재"
4월 "코로나19 불확실성 높다"→"불확실성 잠재"
한은은 27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가 1년 동안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금통위는 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섣불리 금리를 올려 소비를 위축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복세가 지속될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완화정책기조 전환을 고려하기엔 이르다고 답한 바 있다.
꾸준히 증가하는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상황에 갑작스런 금리 인상은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물론 국내 경제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 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매분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수출과 투자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 소비 등은 아직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동결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4월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어 2014년 8월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9만8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분기 116.4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114.8) 수준을 넘어섰지만, 코로나19 타격이 더욱 컸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분기 108.4로 2019년 4분기(109.2)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백신 접종 속도 등에 따른 변수도 여전하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29명이다. 반면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자는 누적 403만744명으로 전 국민(5134만9116명)의 약 7.8%에 불과하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201만2919명으로 전 국민의 3.8%에 그친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및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을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유지됐다.
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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