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민주당의 목표가 무엇이냐.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올려서 다 같이 잘사는 대한민국이 목표이냐, 아니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중산층을 끌어내리는 게 목표냐"고 말했다.
서울 강북의 33년 된 20평대 구축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청원인은 "층간소음은 기본이고 오래된 아파트라 이웃집의 화장실 소리, 휴대폰 진동 소리는 물론 밤에도 오토바이 굉음 때문에 문도 제대로 못 열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서울에 집 하나 장만한 게 어디냐고 생각하면서 감사히 살아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해서 산 집도 아니고, 부정한 방법으로 번 돈이 아닌 열심히 일하고 아끼고 저축한 돈으로도 모자라서 대출을 받아서 겨우 마련한 구축 아파트"라며 "언젠가는 재개발돼 지하주차장 있는 새 아파트에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이런 허황된 꿈은 꾸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좋은 집에서 살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망을 무시하고, 대한민국은 집이 부족한 게 아니라 부동산 투기꾼이 문제라고 하면서 새집 공급을 그렇게 막더니, 부동산 투기꾼들은 잡긴 했나. 기억이 없어서요"라고 했다.
이어 "집값 몇억씩 올랐는데 세금 몇백만원 더 내는 게 아깝냐고 절망한 무주택자들은 말한다. 1주택 실거주자는 집값이 올라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말해도 소용없다"며 "공무원, 대기업 노조 빼고는 40∼50세면 직장을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노후에는 믿을 게 국민연금하고 집 한 채밖에 없는데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평균 월 100만원 전후로 알고 있다. 연금으로 노후 생활비는 고사하고 재산세랑 건강보험료라도 다 낼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두순 같은 사회악도 연금으로 월 120만원을 받는다고 하는데, 왜 투기하지 않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살아온 저는 노후에 100만원 정도의 연금으로 재산세 및 종부세를 내지 못해서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 하냐"며 "국가에서 국민의 노후는 책임을 못 져줄망정 겨우 마련한 안식처도 세금 때문에 팔아야 하나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올해 세금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집 살 때 빌린 대출은 열심히 해서 다 갚고 나면 끝"이라며 "그런데 세금은 죽을 때까지 내야 하지 않냐. 능력 안 되면 집 팔고 수준에 맞는 곳으로 가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30년 된 20평 아파트가 중산층에게 분수에 넘치는 곳이냐? 제가 사업을 말아 먹은 것도 아니고 노름으로 집문서를 날린 것도 아닌데 왜 멀쩡히 살고 있는 집을 세금을 못 내서 팔고 가야 하나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믿고 기다린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되고, 투기하지 않은 실거주 1주택자도 세금 폭탄을 맞는데 끝까지 1주택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기계처럼 대답하는 정부를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LH 부동산 투기에 분노한 청년들 모여라 긴급 촛불집회'에서 한국청년연대와 청년진보당 등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