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 오늘 시행
도금·염색업종 취급시설 기준 완화
"규제만 강화하는게 실효성 있나"
산업계 환경규제 따른 부담 가중
도금·염색업종 취급시설 기준 완화
"규제만 강화하는게 실효성 있나"
산업계 환경규제 따른 부담 가중
환경부는 15일부터 도금·염색업종에 특화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기준은 화관법에 규정된 취급시설 기준을 업종 공정 특성에 맞게 보완한 것이다.
도금·염색업종은 도금액이나 염색액이 담긴 수조에 금속 또는 섬유를 담갔다가 물로 세척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중소·영세사업장의 경우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이 때문에 업장 바닥이 도금액, 염색액, 세척수로 항상 젖을 수밖에 없고 바닥으로 떨어진 액체는 모두 폐수처리장으로 유입돼 처리되는 공정 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존 취급시설 기준은 물이 고이지 않는 바닥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 도금·염색업체들이 공장 시설 자체를 보수하는 데 부담이 크다고 호소해왔다. 정부는 이번 업종별 기준을 마련하면서 격자형 발판 등 액체가 폐수처리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배수 구조를 갖춘 경우에도 시설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시설 주변 바닥에 누액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도 배관 접합부에 누출감지 테이프를 설치한 경우까지 기준 준수 범위가 확대된다. 잦은 세척 작업으로 누액감지기를 설치해도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 누액감지기 설치 대신 유·누출의 주요 원점인 배관 접합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신 사업자는 폐쇄회로(CC)TV나 순회점검으로 바로 누액 감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집수시설 기준도 일부 완화됐다. 도금·염색업종은 다수의 소규모 사업장이 밀집해있는 특성상 사업장마다 집수시설을 갖춘 별도의 하역장소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하역하는 동안에만 운송 차량 주변에 설치했다가 해체할 수 있는 이동식 집수시설을 설치·운영한 경우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도금·염색업종 외에 화학물질을 다루는 나머지 뿌리산업계도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화관법에서 규정한 시설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기업 대표는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국내 화학물질 유통업체의 76%는 소규모 사업장이라 이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학물질 규제는 기존에도 적용되고 있었고 고압가스관리법, 소방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지켜야 할 법이 이미 많은데, 사고가 날 때마다 규제만 더 강화하는 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올 하반기 현장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필요한 경우 업종별 기준을 추가로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와 화학물질안전원은 지난 1월부터 중소기업중앙회와 시설기준 정례협의체를 구성하고 업계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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