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기술인재에 `국가융성` 달렸다

이준호 서울대 자연대학장·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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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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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학기술인재에 `국가융성` 달렸다
이준호 서울대 자연대학장·생명과학부 교수

제 4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에 대한 안을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하였고, 미래인재 특별위원회가 검토한 후 2월 25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하였다. 필자는 미래인재특위의 민간위원장으로 이 과정에 참여하는 영광을 가졌기에, 그 소회와 더불어 이 기본계획의 의미에 대해 국민들께 알려 드릴 의무감도 가지게 되었다.

이 기본 계획에 의해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재를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에 대한 큰 방향이 확정되고 구체적인 방안은 해당 부처들이 실행하게 될 것이다. 지난 3차에 걸친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이 오늘날의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재의 양과 질을 결정했던 것과 같이, 이번에 확정된 제4차 기본계획은 정신 못 차리게 빠르게 변하고 있는 국제과학기술 지형에서 우리나라의 5년 후 과학기술 인재의 양과 질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5년에 한 번씩 만드는 기본계획인 만큼 한번 계획을 잘 하면 5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과학이 대접받고 과학으로 융성하는 나라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고, 그 계획이 문제가 있으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재 육성에 문제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 양향을 미칠 것이다. 충분히 분석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며 이번 기본 계획이 정해졌으니 기대를 해 봄직하다고 자평한다.

우선 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앞으로의 상황은 불확실성과 인구감소였다. 팬데믹과 기후 변화,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엄청난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살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인구 감소의 본격화 위기까지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가변적 상황에도 국민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선진 국가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원초적인 원동력은 결국 질 높은 '과학기술인재' 확보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이러한 진단에 따라 중요한 기본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기본계획의 뼈대가 되는 주요 키워드를 뽑아보면 변화 대응력을 갖춘 기초과학기술, 인재 규모 유지 (또는 확대), 그리고 생태계 고도화 등이 된다. 이번 기본계획의 가장 큰 틀에서의 전략 표적은 크게 네 가지로, 기초가 탄탄한 미래인재, 청년 연구자, 과학기술인이 지속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 그리고 인재생태계의 개방성/역동성이다. 5년이라는 긴 기간, 특히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의 5년은 과거의 5년과는 달리 정말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을 띨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 뿐 아니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의지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을 검토하면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반영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필자가 느낀 중요한 점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정책의 기반이 되는 확실한 통계를 만드는 작업을 들 수 있겠다. 어느 정도 인원이 어떤 경로로 과학기술계에서 활동하는지 등 자세한 통계가 있다면 미래 전략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부처간 협력이다. 과학기술인재 사업 자체가 복잡한 층위들을 가진다는 본질적 성격 때문에 아주 포괄적인 기본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따라서 그에 기반한 구체적 사업들이 탄탄하게 뒷받침해야 한다. 기본계획은 무려 14개 부처가 참여하여 만든 공동 계획안이다. 따라서 구체적 사업들은 하나의 부처가 실행에 옮길 수도 있고 다부처 사업으로 풀어내야 할 수도 있다. 다부처 사업의 경우 특히 부처간 협력이 참으로 중요한 견인차 또는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간 협력 사업에서는 부처 이기주의가 아닌, 함께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과 동료의식으로 항상 서로 배려하면서 정책 협력을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여한 담당자들에게 공정한 평가와 충분한 공로 인정을 해 주어야 한다. 이 또한 부처간 협력을 통해 해결할 부분이겠다. 어느 누가 희생만 하고 공로는 다른 사람이 가져 간다면 그런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본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아마도 각 부처 현장에 있지 않을까.

다음으론 3차 기본계획의 기본철학이 취업 창업 역량 강화에 있었다면 이번 4차 기본계획의 기본철학은 변화 대응을 위한 기본 역량 강화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고 강조하고 싶다. 변화가 클수록 그 변화를 재빠르게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초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큰 철학적 변화가 이번 기본계획에 담기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시점과 맞아 떨어지면서 참으로 의미가 깊다는 생각인 든다.

한 예로 필자의 연구실을 들어 본다. 유전학 연구를 하는 기초생물학 연구실이지만 최근의 연구동향은 빅 데이터 특히 생물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라 연구실의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등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스스로 노력해 빅데이터 분석의 전문가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훌륭한 국제학술지 논문으로 증명되었다. 이것이 변화대응의 기본역량의 한 예가 아닐까 한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4차 기본계획 실행 후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기 위해서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국내 인재가 국외로 나가는 이상으로 우수 인재가 해외에서도 우리나라로 영입되는 연구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수한 박사를 배출하여 왔고 그 박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더 큰 세계를 향했다. 그런데 그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되어 들어오지는 않았으니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는 선진국에 우수 인력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 4차 기본계획의 시행으로 이러한 현상이 역전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팬데믹 시기에 증명한 우리나라의 방역 선진국으로서의 명성이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정주여건에서의 선진국 명성으로 이어지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제 4차 과학기술 인재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우리나라를 더욱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따뜻한 과학기술인재를 지속가능하게 배출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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