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언택트 문화콘텐츠 매력… "C쇼크 극복했지예"

2017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지 선정 후 변신 … "지저분하다"는 인식 사라져
마실올래길·먹을래길 등 고유브랜드 구축 … 천냥데이·보이는라디오 등 콘텐츠 다양화
'스타점포' 발굴 프로젝트 진행… 맞춤형 컨설팅·포장패키지 등 온라인 진출 기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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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언택트 문화콘텐츠 매력… "C쇼크 극복했지예"
지난 10일 디지털타임스가 방문한 대구 달서구의 서남신시장. 오전 시간대임을 고려하더라도 시장을 찾은 고객들로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상점 입구에 걸려 있는 '마실올래길' 깃발이 눈에 띈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로나에 언택트 문화콘텐츠 매력… "C쇼크 극복했지예"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여기는 다른 곳 비해서는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고, 그래도 장사가 되는 편이지예."

지난 10일 점심시간 즈음한 대구 달서구의 서남신시장은 반찬거리를 사거나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700명에 달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나왔음에도 거리에는 어림잡아 백 명 단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는 안내요원들이 손 소독제를 사용토록 방문객들을 독려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바로 옆 동네인 성서에서 시장을 찾았다는 정옥분(61세·여) 씨는 "우선은 깨끗한 데다, 마트처럼 정찰제로 물건을 팔다 보니까 자주 오게 된다"고 시장을 추켜세웠다.

◇특성화 사업으로 '환골탈태'한 서남신시장= 이처럼 서남신시장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활기를 띠는 데는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덕이 컸다.

사업을 통해 주제별로 정돈된 '특화 길목'이나, 시장을 대표하는 행사와 콘텐츠 등이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올해는 일반적인 대형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가격표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데도 주력했다. 노희정 서남신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은 "통상 사업을 추진하면 시장 상인분들의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지만, 디자인을 통해 시장의 색깔을 만들자 이들의 생각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서남신시장은 '일상이 여행이며 문화다'라는 구호 아래 '마실올래'라는 시장 고유 브랜드를 구축했다. △마실올래길 △먹을래길 △장볼래길 등 세 가지 특화 길목을 연두색, 핑크색, 주황색 등 색깔로 구분함으로써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상점별 매대를 좀 더 현대적으로 꾸미는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도 같이 추진했다.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62세·남)는 "아무래도 디자인이 바뀌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시장은 지저분하다'는 보통의 인식도 바뀌는 데 한몫한 것 같다"며 "다른 시장보다 서남신시장만의 잠재력이 생긴 셈"이라고 했다.

특히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에도 신경을 썼다.

이제는 시장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천냥데이'나 상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보이는라디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천냥데이 때는 스템프투어, 룰렛경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 등 다양한 부대행사나 문화공연은 물론 한입먹거리 팝업스토어나 플리마켓 등을 운영함으로써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됐다.

이는 곧 방문 고객이나 상인 매출이 증대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육성사업단이 상인 8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천냥데이 이후 약 40%의 상인들은 고객과 점포별 매출이 신장했다고 한다. 시장 상인 양옥실 씨(60세·여) "천냥데이 때 손님이 더 몰리면서 매출도 약 10~15% 늘어났다"고 했다.

보이는라디오는 코로나19 사태로 상권이 힘들어졌을 때 더 빛을 발했다. 다른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서남신시장만의 '언택트 콘텐츠'가 꾸려진 것이다.

시장 한복판에서 열리던 문화공연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 보이는라디오 부스를 통한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지난 10월에는 상인들과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트로트와 뮤지컬 장르 중심으로 보이는라디오 콘서트도 열렸다.

시장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공식 SNS 채널에서 동시에 상영됐다. 노희정 사업단장은 "전통시장 최초로 시도된 비대면 문화공연"이라며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관람 문화를 제시한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다다익선 캠페인'을 통해 가격표시제 도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을 방지한 것도 주요한 성과 중 하나다. 시장 브랜드를 활용한 가격표시판 개선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가격표시제 도입 점포가 기존 60%에서 90%로 30%포인트(p)가량 높아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한 탓에 올해 하루 평균 고객 유입량은 1만2597명으로 지난해(1만3997명)보다 줄었지만, 외려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이복순 할머니(66세·여)는 "서남신시장은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덜 오고 하는 경우가 잘 없었다"며 "대구 안에 있는 시장 중에서는 그나마 장사가 어느 정도는 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스타점포' 발굴…"코로나도 이겨냈어요"= 서남신시장은 시장을 대표할만한 스타점포 발굴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심사와 사업설명회심사 등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되는 스타점포에는 맞춤형 컨설팅과 포장패키지, 택배서비스를 통한 온라인 진출 기반 등이 지원된다.

이를테면 'OO이 유명한 집'으로 대표상품을 스토리텔링해 서남신시장만의 마케팅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스타점포가 성장하면서 시장 전반으로 성공한 비즈니스모델(BM)이 확산하는 효과도 노렸다.

당장 올해 스타점포로 선정된 매장의 일 평균 매출이나 고객 수는 최대 30% 안팎으로 치솟았다. 스타점포 중 한 곳인 '서남체리닭'을 운영하는 박진환(69세·남)·김종임(65세·여) 부부는 "(매대 등) 환경을 개선해놓고 나니까 장사도 덩달아 나아졌다"며 "코로나 때도 장사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스타점포인 '후야네손만두'의 이순자(55세·여) 씨도 "코로나 때문에 타격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스타점포 선정 이후) 매출에도 조금은 도움이 됐다"며 "20% 정도 상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글·사진=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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