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생산이 소폭 개선됐음에도 전(全)산업생산이 보합에 그친 것은 반도체 등 광공업 분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기저효과 탓에 생산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세지면서 앞으로의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화학제품(3.5%) 등에서 증가했지만, 반도체(-9.5%), 전자부품(-2.6%) 등이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 반도체는 최근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전자부품은 텔레비전용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품목 생산이 줄었다는 게 통계청 해석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7월에 잠깐 수출이 줄었다가 8~9월 급등했다"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9월 반도체 선주문이 있었다. 그 영향으로 (당시) 반도체 수출이 늘었고, 기저효과가 생기면서 지난달 수출은 줄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제조업생산은 1.3% 감소했다. 출하 역시 자동차(2.4%), 의복 및 모피(31.2%) 등에서 증가했지만, 반도체(-10.5%)와 석유정제(-5.4%) 등이 감소하며 1.4%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내수와 수출 출하 모두 각각 0.3%, 2.7%씩 감소했다. 수출 출하에서는 반도체(-12.0%) 등의 감소 폭이 눈에 띄게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생산은 1.2% 증가했다. 하지만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0.5%) 분야는 부진한 모습이 여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이른바 '집콕' 생활로 증가세를 보이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5.7% 감소하면서 소매판매액이 0.9% 줄었다. 대신 외출과 대면접촉이 늘면서 의복 등 준내구재(7.2%), 승용차 등 내구재(2.0%) 소비가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 예측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5포인트(p), 0.4p 올랐지만, 앞으로의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안 과장은 "수치상으로는 지속적으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경제 외적인 충격 때문에 선행지수의 예측력에 일정 정도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계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