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묻는다] "124兆 농협 `온기` 전파… `자산관리·글로벌` 양 날개로 수익"

전국 '실핏줄' 점포망 통해 소상공인·중기 자금공급 주도
화상상담·컨설팅예약 비대면-현장 상호보안 채널 운영도
선진금융시장 IB사업 확대… 올해 '디지털 휴먼뱅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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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묻는다] "124兆 농협 `온기` 전파… `자산관리·글로벌` 양 날개로 수익"
손병환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제공


데스크가 묻는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


흔히 '전략가'라고 하면 현장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취임 8개월을 맞은 손병환 NH농협은행장에겐 어울리지 않는 얘기다.

올해 초 취임식도 생략하고 달려간 곳이 지역의 한 중소기업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 '실핏줄' 점포망을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중기에 자금 공급을 주도했다.

5월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망을 구축해 금융권 최대 규모의 '온기'를 가계에 전달했다. '디지털 전략가'와 '현장 중심 경영자'의 면모를 고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대담=김현동 정경부 금융팀장

16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손 행장은 "농협은행은 협동조합 금융기관으로서 농협 본연의 가치에 충실하고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조한다"며 "전국에서 농협금융의 온기를 전달한 일이 올해 가장 큰 성과"라고 취임 첫해를 자평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124조원의 자금을 가계에 공급했다. 지난해 말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치로 규모와 증가율 면에서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취임 당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고객들에게 '우산 같은 존재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매금융 지원으로 은행의 본업에도 충실한 손 행장은 기업금융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농협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익성 높은 기업대출(79억원) 규모가 다른 은행 대비 적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3분기까지 거둔 비이자이익은 32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은 은행의 자체 사업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다.

손 행장은 자산관리(WM) 사업과 글로벌 부문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포부다. 그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제로금리 시대는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금융과 융합한 고객 서비스와 여신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우량 기업여신을 지속해서 확대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자산관리 사업의 키워드는 '개인화'와 '대중화'다. 단순 금융서비스 제공이 아닌 개인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바꾼다는 얘기다. 전국 점포 1100여개 중 60% 이상이 농촌 지역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중은행의 거점형 자산관리센터가 아닌 영업점-영업본부-중앙본부로 연결되는 '전국 WM 자산관리망'을 구축했다. 농촌 점포를 방문한 고객도 서울 못지않은 서비스를 받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원격지의 지방고객까지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다.

동시에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람 대 사람'의 가치를 잊지 않았다. WM전문가를 배치해 자산분석·운용방법 제시·세무상담 등을 골고루 제공해 자산관리 상담의 전문성을 높였다.

손 행장은 "군 단위 농촌 지역 고객들도 일반 영업점에서 전문센터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모델을 확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재무설계사 등으로 구성된 'NH All100자문센터'를 확대 개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는 전국 자산관리망 구축에 '전략가'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 손 행장은 최근 10년 중 서울과 창원의 지점 생활을 제외하면 기획실·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농협의 미래를 설계했다. 특히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부임 경험은 자신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농협은행을 '디지털뱅크'로 거듭나는 데 일조했다.

당시 여타 산업보다 정보개방에 소극적인 금융권에서 업계 최초로 '오픈 API' 도입을 주도했다. 오픈 API는 지금은 보편화한 오픈뱅킹의 기반으로 자체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는 응용프로그램의 일종이다.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NH핀테크 혁신센터를 신설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농협은행은 2015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NH핀테크혁신센터를 개소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그들의 기술력을 지원하고 육성했다. 농협은행은 2019년 4월 서울 양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하면서 NH핀테크혁신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행장 취임 뒤 비대면과 현장을 아우르는 상호보완적 플랫폼을 구축했다. 도서 산간 지역 등 지리적 요인으로 점포 방문이 힘든 고객은 'NH WM화상상담'을 신청하면 본점 금융전문가와 화상으로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시간 조율이 어려운 고객은 휴대전화로 'PEM 금융컨설팅 예약'을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대에 필요한 대면 상담을 받는다. 나아가 개발 중인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가 시작되면 스마트폰에서 대면채널 수준의 '맞춤자산관리'를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비금융 자산과 재무 분석을 통해 상품추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손 행장은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와 고객 경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하며 "비대면채널을 통한 대면채널의 연결, 대면채널을 위한 비대면 채널 이용 등 두 가지 전략을 상호보완적이며 유기적으로 연결 운용해 디지털 시대 은행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협업을 소홀히 하는 우(愚)를 범하지도 않았다.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고, 지난달에는 11번가와 금융·상거래 서비스 발굴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과 유통 데이터를 융합해 혁신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대고객 공동 마케팅을 전개 하겠다"는 심산이다.

수익원 창출의 다른 축은 세계시장이다. 손 행장이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2018년 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며 계열사의 대체투자와 해외점포 운영을 기획했다. 이 때문에 손 행장은 농협은행이 글로벌 부문에서 후발주자란 점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전략이 '압축성장'에 맞춰있는 이유다. 업종과 국가별로 최적의 사업모델을 분석해 현지 맞춤식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사업 안정성을 갖춰야 결국 한국농업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본다.

농협금융지주는 손 행장이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있던 올해 초, 전략협의회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자산 6조원, 연간 순이익 16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네트워크도 13개국에 28개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운영 중인 해외 진출 전담 부서는 아시아벨트, 선진금융시장, 차세대 미래시장으로 분류해 진출국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 북경, 베트남 호치민, 인도 노이사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시드니와 홍콩에 지점을 개설해 5개국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확장을 추진한다. 현재 영업 중인 뉴욕지점에는 기업금융(IB)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사업 모델은 글로벌 금융사 크레디아그리콜(CA)에 비유된다. CA는 1894년 설립된 프랑스의 협동조합금융그룹으로 농민이 예금한 자금으로 은행이 운영된다. 전체 자금의 10%를 농업에 투자하고, 그룹의 소매금융은 프랑스 농업인의 90%가 활용할 만큼 국가 농업 기여도가 높다. 동시에 기업투자금융(CIB) 등에도 힘써 자산총액기준 세계 10위권 수준의 규모도 갖췄다. 농협은행도 지주 내 생명·상호금융과 IB업계 최상위권인 NH투자증권을 연계해 CIB 사업 확장 기반을 가지고 있다.

손 행장은 "CIB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계열사 간 부동산PF와 해외인프라 공동투자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선진금융시장에서 글로벌 IB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평소 디지털, 기업금융, WM 등 분야별로 평가 체계를 수립해 성과에 기반한 인사와 보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혁신 DNA를 농협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까지 퍼뜨려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를 조성 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행장으로서 업무 첫해를 마무리하는 손 행장의 남은 올해 목표는 '디지털 휴먼뱅크 구현'이다. 취임 당시 내세운 농협은행의 미래 방향이다. 전사적 디지털전환(DT)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이미 DT추진혁신단, 규제 샌드박스 위원회, 셀 조직 등을 운영 중이다. 그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금융소비자 편익을 극대화 하겠다"고 전했다.

정리=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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