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호 칼럼] 타인이형, 세상 정말 왜 이래?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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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호 칼럼] 타인이형, 세상 정말 왜 이래?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주인공은 영국의 로저 펜로즈, 독일 라인하르트 겐첼, 미국 앤드리아 게즈였다. 블랙홀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펜로즈 교수는 1968년 '펜로즈-호킹 특이점 정리'-생각하시는 그 호킹이 맞다-를 통해 현실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다.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블랙홀이라는 천체를 처음으로 목격하는데 성공했다. '타인이형'-그 아인슈타인이 맞다-이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블랙홀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후 100년이 흘러 실제 관측된 이후에야 '블랙홀'에 노벨상이 돌아간 것이다.

이제는 현실이 된 '블랙홀'이 2020년 대한민국에도 존재하는 기분이 든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겨우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30년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나의 시공간에서는 문재인 정권은 집권 30년 차이며 대한민국이라는 공간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되어 있다.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인 블랙홀이 시공간조차 왜곡한 것처럼 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인터스텔라'에 잘 나와 있다. 주인공인 쿠퍼가 블랙홀을 거쳐 돌아오니 쿠퍼는 그대로인데 딸 머피는 할머니가 돼버린 장면을 상기하면 된다. 온갖 사건이 다 벌어지지만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기에 공간 내부의 모습을 밖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블랙홀 같은 집권세력은 '집권 20년설'을 외치며 5년은 짧다고 말하고 있지만 밖에서 보는 이들은 벌써 30년이 흐른 것이다. 타인이형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배우긴 했지만, 이렇게 체감시켜준 것은 문재인 정권이 처음이다.

빛조차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는 블랙홀의 중력권을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정말 사건의 지평선 너머를 본 적이 없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정관계 로비 의혹'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관련 외압 의혹' '北 피살 공무원 無구조 의혹' '조국·윤미향 사태'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4·15 부정선거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이라는 사건은 다 생긴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실체를 본 적이 없다. 빛조차 빠져 나오지 못하니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실체를 볼 수 없도록 하고 있을까.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충분히 무거운 물체는 언제나 블랙홀을 만든다. 우주의 모든 물질은 질량을 가지고, 질량은 시공간을 휘어지게 만들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중력이다. 그리고 중력이 강력한 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충분히 무거워 블랙홀을 만들고 있는가'이다.

고민해보니 '충분히 무거운' 것은 철면피 밖에 없다. 쇠로 만든 낯가죽이니 질량이 무거울 수밖에. 익히 봐왔다. 명백히 한 것도 안 한 것이라고 우기고, 흑도 백으로 만들어버리고 그마저도 밀린다는 느낌이 들면 '기-승-전-검찰개혁'으로 해결하는 낯 두꺼운 모습들. 지난 달 한 야당 의원(장제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집권 세력의 '뻔뻔함'이 잘 묘사돼있다.

"정권 핵심 인물의 도덕성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는 아무리 '분명한 증언'과 '정황증거'가 드러나도 특유의 뻔뻔함으로 전면 부인합니다. 2단계는 집단화된 소위 '빠' 부대가 문자 폭탄과 SNS상의 인격살해 수준의 공격으로 진영 내 양심세력의 입에 제갈을 물립니다. 3단계는 어용언론을 총 동원해서 반대되는 증언을 해 줄 인물을 등장시키며, '이제는 지겹다'라는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4단계에 들어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나섭니다. 안면몰수하고 상대를 향한 저주의 막말을 쏟아냅니다. 5단계는 친정권 시민단체가 나서 상대 진영 인사들에 대한 무차별적 고발로 본격적인 물타기에 들어갑니다. 6단계는 검·경이 이를 받아 전광석화 같이 수사에 돌입입니다. 7단계는 의원직과는 무관한 징계 시늉으로 '자성쇼'를 합니다. 마지막 단계에 대통령이 나서, '이제 검찰의 수사결과를 차분하게 기다리며, 민생 논의로 돌아가자'며 협치를 말합니다."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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