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끊임없이 개인정보 빼내가는 사회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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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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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끊임없이 개인정보 빼내가는 사회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최근 성매매 진상 남성 정보를 업주들에게 공유하는 앱을 만들어 수억원을 받고 유통한 일당이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성매매 진상 정보 앱을 만들고 업소 홍보와 관리를 한 주범과 공범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 및 추징금 2억2000만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및 2000만원 추징금을 부과했다. 판결은 내린 판사는 앱 서버에 저장된 전화번호로 성매매업소에 전화를 걸면 업소 측 휴대전화 화면에 진상 또는 경찰 등 별칭으로 표시되어 성매매 고객관리나 경찰관 단속 회피 등 개인정보 수집 목적이 사회질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이동통신사에서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이동경로를 나타내는 휴대전화 위치확인 정보가 사전에 고지되거나 동의 없이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경찰의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 수사와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방해 행위자 색출에 대한 협조 차원에서 특정 시간의 지역 기지국 접속자 명단을 제공할 때 네트워크 영역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을 하는 구조이다. 현재 수사기관이나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에 긴급히 대응하기 위하여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이긴 하지만 향후 이통사의 빅데이터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용도로 전환될 수 있기에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와 관련한 이슈를 살펴보면 과거의 사례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개인정보 이슈는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개인정보를 활용한 해킹범죄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그 대상이 명확하며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가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는 관점에서 사건의 경중을 따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개인정보 관련 사고는 개인정보의 수집 대상이 확장되어 개인의 행태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개인을 식별할수 있는 정보와 행태 정보를 결합하거나 아예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상황에서 행태만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정보를 만들어 활용하고자 하는 접근도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정보가 상거래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되어가고 있으니 개인정보의 수집과 이용 및 저장에 대하여 현행 법률을 최대한 회피하면서 고객의 취향과 활동을 적확히 예측하여 가장 필요한 시점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노출하여 고객의 관점과 서비스 제공자의 관점에서 모두 이익이 되는 최적의 상거래를 성사시키고자 함이 새로운 개인 행태 정보를 모으고자 하는 의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수집되는 광의의 개인정보 영역에는 기존의 개인 식별정보, 개인 위치정보, 개인 행태정보를 넘어서서 개인의 뇌속에 있는 생각정보에 이를 수 있다는 상상을 한다. 개인에게 적절히 질문하고 자극하여 현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 외부 흔적을 주기적으로 축적한다면 향후 그 개인이 언제 어떤 생각에 바탕에 두고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 고려하여 전자상거래에서의 활용은 물론이고, 개인의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에 활용되는 디지털 치료제의 자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가 오면 과거에 인류에게 부여 되었던 망각이라는 선물을 우리 후손은 영원히 포기하고 살아가야 할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도 본인의 머리 속에 없는 기억을 집 주변의 CCTV가 확인해 주고 스마트폰의 앱에 남아있는 로그 정보가 확정해 주는 시대에 우리의 후속세대는 새로운 디지털 관점의 가치 판단 기준이 정립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한 개인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인간으로서의 보호받아야 할 최후의 영역마저 개인의 표면에 흘러나와 채취된 흔적 정보로 규정되거나 본심과는 다르게 왜곡되어 다르게 판단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상황에서 본인의 진정한 의지와 다르게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행동을 포장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의 디지털 흔적이 있는 그대로 채집되고 데이터화되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읽혀진다면 그동안 인간이 사회 안에서 판단과 의사결정의 배경으로서 유지해 왔던 관심, 동감, 공감, 배려 등 디지털화되기 어려운 정성적 요소의 개입은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이다.

8월 5일부터 데이터 3법이 시행되어 금융과 의료 및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부터 개인정보가 활용되는 거의 모든 영역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변화가 예상이 된다. 특히 새롭게 법 적용 범위를 확대한 신용정보법의 경우 일반 상거래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어 개인정보의 가명처리 등의 획기적 수단을 통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기에 앞서서 선순위로 적용되어 시장에서의 주된 규제 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명시적인 개인정보에 대한 영역을 중심으로 마련된 법률과 기준은 새로운 행태 정보와 개인의 생각정보에 이를 경우 새로운 해석과 판례에 의지하여 추가적인 통상적 기준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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