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카페 하소연 글 잇따라
"불쌍하게 바라보고 타박도"
"불쌍하게 바라보고 타박도"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주택자를 조롱하는 경향까지 등장하고 있다. 18일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 네이버 카페에는 이런 내용의 사연이 올라와 있다.
이 카페는 집값을 최소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로 '정상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 6월 카페가 개설돼 현재 회원이 2600여 명에 달한다. 카페에 사연을 올린 누리꾼은 요즘 맘카페 엄마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집 가진 엄마들의 '부동산 부심'을 예로 들며 "전세라는 거 말해봐야 무시하고 심지어 불쌍하게 바라본다"며 "그러게 왜 집을 안 샀냐. 가르치려 들고 타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빚을 무서워했을 뿐인데, 빚내서 집 산 사람은 위너, (집) 못 산 사람은 루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집이 있는데도, 이제 다음 플랜을 짜고 있다"며 "분양시장까지 뛰어들어 무주택자의 집 살 기회마저 뺏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집값 정책의 문제를 무주택자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정부가 신경도 안 써주고 있다"며 "모두 한심하게 바라보는 '왕따'가 된 기분"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연에 동감한다는 한 누리꾼은 "자기들도 집 사면서 대출 풀로 끼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썼으면서 실패자인 것마냥 쳐다본다"며 "그러면서 아니야 기회 또 올 거라고 말하는 게 더 싫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집 안 샀냐는 말의 숨은 뜻은 지금이라도 대출 잔뜩 받아서 내 물건 좀 받아달라. 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았다는 뜻의 신조어)해서 힘들다는 뜻 아니겠냐"며 "집값 거품이 붕괴되면 그 사람들, 피눈물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연자는 "최근 추석 때 가족의 지인 중 연봉 2억원 짜리도 집 못 사서 괴로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10년 후에라도 청약으로 싸게 최첨단 집 분양받아 살다가 나중에 자식에 물려주면 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품은 국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부동산 악법저지 국민행동(구 617 피해자시민모임)'은 전날인 17일 국회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규탄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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