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분화 가능성 제기
연합뉴스
리얼미터 제공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휴가 문제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 소환' 문자 사건이 겹치면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급기야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동시에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는 등 여권 분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10일에도 추 장관과 윤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 끌어올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의 침묵은 정의 파괴에 대한 동조로 해석될 것"이라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단을 해줘야 이치에 맞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추 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고위공직자로서의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같은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 "결정적인 제보가 있다"며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떻게 문재인 정권의 최상위 핵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도덕성이 시정잡배만도 못하느냐"고 했다. 안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추 장관을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집중공세에 민주당은 일단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이라고 일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며 "검찰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출렁이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TBS 의뢰,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기타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4%포인트 하락한 45.7%로 나타났고, 민주당 역시 4.1%포인트 하락한 33.7%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32.8%를 기록한 국민의힘(1.8%포인트↑)과 불과 0.9%포인트 차이다. 지난 8월 2주에 결과에 이어 또다시 지지율 역전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생긴 것이다. 여권에서 빠져나간 지지율이 향한 곳은 열린민주당이었다. 지난 8월 4주차까지 3.6%였던 열린민주당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등, 2주 만에 7.1%를 기록(지난주 5.7%)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추 장관 의혹과 관련해 어설픈 방어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강성 지지층이 이탈해 세 결집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보다 '친검찰개혁, 친언론개혁 세력'을 표방하는 열린민주당 쪽으로 강성 친문 지지층이 기울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 상황은 추미애 사태 때문에 여권이 위기라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높아진 위기감이 열린민주당으로 결집하는 효과를 봤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여권의 분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기엔 시기가 짧아 다소 이르다"면서도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과거 친박이 뭉쳐있었듯 지금의 친문(親文)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다. 차기 권력이 등장하게 됐을 때 현재 권력을 무조건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지금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는 볼 수 있다"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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