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영향 소비 줄어
중유 조건부 면세 등 대책 시급
중유 조건부 면세 등 대책 시급
연합뉴스
흔들리는 기간산업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국면으로 접어들며 배럴당 40달러선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정유사들은 재고손실까지 떠안게 된다. 이미 1분기 이같은 겹악재로 조단위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하락세에 불안해하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유 거래가격은 1.19% 감소한 배럴당 39.49달러로 마감했다. 같은 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8.05달러, 브렌트유는 40.79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전날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전날인 8일 유가가 지난 7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국제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통상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상품을 판매한다. 이 과정은 최소 한 달에서 최대 두 달이 걸린다.
원유 수입에서 운송으로 이어지는 사이 유가가 하락하면 운송선 안에 있는 원유의 가치는 물론 석유제품 생산을 위해 저장하고 있는 원유의 가치도 동시에 하락한다. 이 때문에 유가하락은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진다.
지난 4월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진 유가는 회복기간을 거쳐 6월 40달러대를 회복했다. 당시에는 저장해놓은 원유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요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일부 상쇄해줬다.
지난달 말에만 해도 유가가 45달러선까지 오르면서 그나마 정유사들의 숨통을 터줬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은 최근 시작한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재확산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주요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10월분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을 인하하며 국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원유 공급과잉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 감산을 합의했던 산유국들이 감산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모든 지표들이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정제마진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8달러로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을 수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었지만, 3분기에는 이마저 어렵게 됐다"며 "회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만큼 제도적인 토대를 다져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석유제품 생산 원료로 쓰이는 석유중간제품(중유)에 대한 조건부 면세, 수입·생산 LPG간 수입부과금 역차별 해소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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