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국민 위한 작은 위로"
전문가 "경제적 승수효과 의문"
소상공 1곳당 안정자금 100만원
하루 매출액도 안되는 지원금
경영 안정에 얼마나 도움될지
전문가 "경제적 승수효과 의문"
소상공 1곳당 안정자금 100만원
하루 매출액도 안되는 지원금
경영 안정에 얼마나 도움될지
연합뉴스
정부가 10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을 집어 넣으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여론을 의식한 '인기 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역시 1곳당 100만원씩의 경영안정자금을 직접 지급키로 하면서 역시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전국민에게 돈을 지급한 뒤 이를 소상공인들에게 쓰도록 해 소상공인 1인이 받는 혜택이 컸지만, 코로나 재확산 탓에 아예 영업조차 못한 소상인들에게 하루 매출액에도 못미치는 돈이 과연 경영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지급하기 위해 이번에 쓰는 예산은 7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 중 약 절반 수준인 3조2000억원에 달한다.
◇全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정부는 기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별적 지원책 마련을 약속한 것과 달리 만 13세 이상 국민 4640만명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2만원씩 1개월 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을 들고 나왔다. 소요되는 예산만 9000억원이다. 지원 방식은 각 이동통신사가 먼저 할인된 요금을 청구하고 이후 정부가 이통사를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회의에서 "자유로운 대면 접촉과 경제 활동이 어려운 국민을 위한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재원 등을 이유로 청년층이나 노년층을 선별해 통신비를 지원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날 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간 만남 직후 전 국민으로 지급 대상이 확정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는 재원의 어려움이나 여러 여건상 청년층이나 노년층에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간담회에서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신비 지급으로 가계 부담을 덜어드리는 효과가 있겠지만, 경제적 승수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실효성에 의문도 달았다.
정부가 보편적 지원책을 내놓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푼돈 2만원을 모든 국민에게 배급하는 것"이라며 "줏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국가 재정을 투입한 통신비 경감 대책에 의문을 품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재정여력 우려와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 지원 원칙을 밝혀온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소득 기준이나 피해 상황이 아닌 13세 연령을 기준으로 제시한 근거도 모호하다"며 "통신비를 지원한다면 절반은 소득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거나 직접적인 피해업종 등에 정부가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고 이통사가 나머지를 요금에서 감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직접 지원= 정부는 추경안에서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3조8000억원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목표로 3조2000억원을 들여 '새희망자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업종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연매출 4억원 이하) 243만명에 대해 경영안정자금을 100만원씩 지급한다. 전국 PC방, 실내집단운동 등 전국 고위험시설과 수도권 내 학원, 독서실, 실내체육시설 등 업종에는 경영안정자금에 100만원을 더해 총 2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유흥주점, 무도장 운영업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유흥주점 중에서도 단란주점은 지원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원 대상에서 유흥업소 가운데 단란주점까지는 지원키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단란주점 영업이란 주류를 조리하거나 판매하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까지를 말한다. 이 외에도 수도권 내 음식점이나 커피전문점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곳에도 경영안정자금에 50만원을 더해 총 150만원씩 나눠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임대인(건물주)이 소상공인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면 인하액의 50%를 소득세·법인세 세액공제로 돌려주는 '착한 임대인' 세제 혜택도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올 상반기(1~6월) 인하액에 대해서만 적용키로 했던 것을 하반기까지 6개월 더 연장한 것이다.
◇특고직 등 고용안정 대책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발생한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1조4000억원도 마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일반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240일로 60일 확대하고, 8만명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특고직이나 프리랜서 70만명에 대해서도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50~150만원씩 지원한다. 앞서 시행된 1차 지원금(150만원)을 받은 50만명은 별도 심사 없이 50만원을 더 받는 식이다. 1차 지원금을 미신청했으나 올해 6~7월 대비 지난달 소득이 감소한 20만명은 50만원씩 3개월간 총 150만원을 지급 받는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