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C쇼크에 행사계획 올스톱… "젊음 어우러진 도림천 꿈 미뤘죠"

핵가족화로 전체 수요 줄어 시장 기능 축소… 40 ~ 60대 주 고객층도 갈수록 감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 환경개선·상권활성화 부문 등 10여개 추진사업 무기한 연기
임의통제 어려워 방역 취약 손님들 꺼려… 배달 여부 따라 업종마다 매출 편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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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C쇼크에 행사계획 올스톱… "젊음 어우러진 도림천 꿈 미뤘죠"
코로나19여파로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면서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 내부 전경.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C쇼크에 행사계획 올스톱… "젊음 어우러진 도림천 꿈 미뤘죠"


관악구 '신원시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섭게 늘면서 올해 계획했던 행사들이 단 하나도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예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섭게 퍼지던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신원시장 송기춘 상인회장은 근심어린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에 엎친 데 장마, 태풍까지 덮치면서 시장 활기도 휩쓸려 가버렸다는 것이다.

그나마 상가는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지원으로 겨우 숨을 유지하는 터였다.

"하루 확진자가 300명 이상 쏟아져 방역 2.5단계로 집에서 꼼작하지 마라고 하는데 어찌 장사가 되길 바라겠습니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 송 회장의 한탄이다. 코로나12 재유행으로 그만큼 우리 상권은 그야말로 백척간두,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하루 하루는 버티는 게 기적같을 정도다. 온라인 구매가 대세가 되면서 전통 골목상권은 안그래도 힘이 든 상황이었다.

이날 오후 찾은 신원시장의 한산한 모습은 마치 골목 상권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코로나, 역대 최장의 장마 등에 우리 전통 골목상권이 자칫 영원이 멈출 것 같은 두려움이 취재하는 내내 가슴을 짓눌렀다.

◇"동네는 젊어졌지만 시장 찾는 수요는 줄어"= 신원시장은 총 119개 점포가 밀집된 시장이다. 하지만 낮 시간대에 방문했을 때문 전체 점포의 90% 이상이 손님이 없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과거 이곳 일대는 서원동(순대타운, 서원동상점가)와 신원동(신원시장, 관악종합시장) 등 다양한 상권이 형성돼 전통상권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법고시 폐지와 인근지역의 대규모 점포 입점 등으로 상권이 축소됐다.

시장기능이 축소된 데는 핵가족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동안 대가족 단위의 수요가 꾸준했었지만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전체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시장의 한 상인은 "옛날에는 김밥을 1줄만 사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혼자사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소포장이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단가가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까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 고객층인 40~60대의 수요가 줄어든 탓도 크다. 이곳 신림역 일대는 과거 가족 단위의 가구들이 거주하는 주택들이 밀집된 공간이었지만 최근에는 건물주들이 주택을 허물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지으면서 젊은 사람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나마 시장을 찾고 있는 사람들도 과거 시장을 찾았던 단골들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유일의 상권르네상스 대상지…"젊음이 수놓는 도림천 꿈꿨는데…"=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떨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신림 신원시장은 도림천 일대를 중심으로 젊음과 음식이 어우러지는 상권을 조성하고 제2의 도약을 꿈꿨다.

송기춘 신원시장 상인회장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권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대상지로 알고 있다"라며 "지난 3월 선정됐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계획됐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상권르네상스 추진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신원시장은 도림천을 활용해 인근에 사람들이 모이는 상권을 형성할 계획이었다. 이곳에는 먹거리와 볼거리를 비롯해 홍대앞처럼 버스킹 공간도 마련돼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전체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각각 40억씩 투입돼 총 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는 중단 상태다. 추진될 사업 역시 환경개선, 상권활성화, 조직역량 부문 등에서 총 20개 가까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기약 없어 캄캄"= 신원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A씨는 "시장이 아무래도 백화점이나 이런 곳보다는 방역에도 취약하다보니 손님들도 꺼리는 것 같다"라며 "다들 2~3달이라도 더 버틴다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신원시장의 출입구는 20여개가 넘는다. 길게 뻗은 시장의 양 끝 출입구를 비롯해 좌우로 작은 샛길처럼 된 출입구가 일정 간격으로 양 측에 뚫려 있다. 출입구가 많다보니 유동인구도 많아 코로나19 방역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 임의로 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송기춘 상인회장은 "해당 통로들은 지역주민들이 항상 이용하는 길"이라며 "시장에서 임의로 통제할 수 없다 보니 오전마다 시장 전체를 방역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배달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면서 치킨과 족발, 떡갈비, 반찬 등을 다루는 점포들은 배달수요가 어느 정도 생겼다.

실제 이날 낮 시간에도 배달업체를 통해 시장 음식을 주문해 이를 배달하기 위해 시장에 방문하는 배달직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송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업종마다 편차가 커졌다"며 "즉석식품이나 배달식품을 취급하는 점포는 배달수요가 늘어난 반면, 신발이나 옷집, 작은 식당은 오히려 매출이 크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신원시장은 최근 배달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체적인 배달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시장 내 유일한 슈퍼마켓에서 상인들의 배달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많지 않다보니 간헐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글·사진=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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