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정책 효과 위해 `마약` 쓸 수 없어… 주택 공급안, 결국엔 `좀비` 대책"

무능한 상사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최악… 文대통령이 말한 '부동산감독기구'가 그것
집값 낮추겠다는 건 정치적 수사에 불과, 내 집 마련 못 하게 하고 계층 사다리 잘라놔
정부는 근본적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 없어… 정책 변화 위해 2030세대 힘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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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정책 효과 위해 `마약` 쓸 수 없어… 주택 공급안, 결국엔 `좀비` 대책"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前국회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前국회의원


김현아 비대위원은 전세가 급속하게 사라지면서 적어도 수도권의 무주택 40% 안팎의 국민들이 비싼 월세에 살 수밖에 없게 되고 주거불안에 내몰리게 된 점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다. 국민의 주거를 하향이동시키는 임대차3법의 폐해가 정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주택가격과 전셋값 폭등의 주범은 바로 정부 자신"이라며 "더 이상 무대포 대책을 남발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주는 게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6·7대책부터 7·10과 8·4대책을 거치면서 이제 집 좀 장만하려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법이 더 요원해졌어요.

"계층 상승 사다리를 다 잘라놓았어요.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면서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차단해버렸어요.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전세대출은 엄청 잘 해줬어요. 어제 뉴스를 보니까 전세대출이 100조가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시중은행 밖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하겠지요. 잘 보세요, 임대차3법으로 전세가 없어지게 생겼잖아요. 이제는 월세로만 살라고 하잖아요. 결국은 국민의 주거를 하향이동 시키는 쪽으로 그것도 급속하게 하고 있어요. 보통 월세 세입자들도 조금 목돈이 생기면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줄이려고 해요. 또 보증금을 모아서 다음 주택으로 이사를 가고 결국은 전세로 가고, 나중에는 내 집을 마련하는 경로를 밟거든요. 그런데 전세가 없어지면서 월세를 계속 전전하게 만들었어요. 주거 계층사다리를 다 잘라버린 거예요. 월세가 주거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대한민국,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자가가 주는 안정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아무리 부동산대책을 내놓아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부동산감독기구를 검토해보라고 했는데요.

"23번째 대책을 보면서 이런 말이 생각났어요. '무능한 상사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최악이다.' 어제 대통령의 그 말을 듣고는 이제 부동산정책이 산으로 가겠구나, 갈수록 태산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열이 날 때 해열제를 쓰지만, 해열제를 아무리 써도 열이 안 떨어지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얼음물에 몸을 담근다거나 해야 하는데, 이 정부는 더 센 해열제 더 센 항생제를 써서 시장에 마약 아니면 독약을 들이미는 거예요. 왜냐하면 세상에서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약은 독약하고 마약 밖에 없거든요. 더 강력한 약을 쓰다가 안 드니까 이젠 극약처방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는 건지 죽이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집값은 떨어지는 것보다는 오르는 것이 경제에 좋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부여당은 집값을 떨어뜨리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집값 급등도 문제지만 폭락은 더 큰 문제 아닌가요.

"말이 안 되는 게, 경제 쇼크를 바라는 건가요? 경실련 통계로 보면 50%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인데, 어느 나라 경제가 자산 가격이 반 토막 나는 것을 감내해낼 수 있겠어요. 경제 폭락을 원한다는 얘기인가요? 결국은 집 없는 사람들을 향한 정치적인 수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부동산정치라고 하는 겁니다."

-보유세를 크게 올려서 보유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을 내놓으면 집값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요.

"저도 그게 궁금한데요. 저는 떨어뜨리는 것은 고사하고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하라고 하고 싶어요.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홍 부총리가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한 것을 보면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서 쓰겠다는 것 같아요. 경제를 아시는 분들이 그런 말을 합니다."

-서울 특정지역, 강남3구 같은 경우 신축 아파트 평당 가격이 이미 1억이 넘는 곳도 있어요.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자꾸 내놓는 것도 그런 극소수 지역의 집값 폭등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그런 곳은 그런대로 놔두고 일반 대다수 국민들의 살 만 한 집을 공급하는데 정책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특정 지역 집값 급등이 투기꾼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투기꾼들은 그냥 투기하지 않아요. 투기하는 이유는 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빨리 감지하기 때문이에요.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앞뒤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가격이 오르니까 투기꾼들이 쏠리는 거거든요. 정부 정책이 투기꾼들에게 이익을 던져준 거라고 생각해요. 정부정책의 실패로 결국은 투기를 독려한 셈이 된 거죠. 또 한 가지 시중의 유동성이 넘쳐나는데 그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가 어디에도 없단 말이지요. 기업 옥죄기 하고 있지요, 글로벌 경제 안 좋죠. 그러니까 유동성이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고 부동산에 몰리는 겁니다. 거시적인 변수지요."

-거시경제정책의 실패도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고 봐야겠군요.

"고정된 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수용을 하고 가야 하는데, 그것을 무시했거나 아니면 그것을 배척한 거지요. 전반적으로 시장에 대해 무지하고 시장 기능을 무시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봐요."



-부동산 시장의 혼란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세대는 이제 막 가정을 꾸리는 20·30대 세대입니다.

"그들이 바로 베이비부머 586세대들의 자녀들이에요. 그런데 586세대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있잖아요. 개발시대의 이익을 다 누렸던 세대들이라고요. 그 자녀세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굉장히 크다고 봐요. 결코 부모를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는 거지요. 또 세대 뿐 아니라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지금 보면 3년 전에 집을 산 사람들과 못 산 사람들의 격차는 더 벌어졌거든요. 지금 20대들이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왔는데 다시 취업경쟁을 벌이려고 하니 부모세대들이 누렸던 혜택을 자신들은 못 누린다는 박탈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커요. 그래서 요즘 나타나는 현상이, 주택을 팔기 보다는 차라리 증여세를 내더라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을 선택하는 거 아니겠어요? 양도세보다 증여세가 낮거든요."

-증여를 못 받는 자녀가 훨씬 많을 텐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계층의 격차는 더 심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정말 집 가진 금수저들과 집 없는 무수저들이 또 한 번 양극화되겠구나 하는 우려를 해요. 저는 정부가 강제로 부동산을 세습으로 몰아가는 거라고 봐요."

-정부가 청년층을 위해 지분적립형 분양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전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주택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설정이 필요해요. 주택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한다면 수요자들이 이용하지 않을 겁니다. 공급자도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지분적립형 분양제도는 몇 가지 조건이 맞춰져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어요. 영국에서 도입했는데, 전체적으로 적용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그것보다는 저희 당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적모기지제도가 낫다고 봐요. 필요한 계층에 대해서는 LTV를 100%까지 장기 저리로 주자는 겁니다. 상당히 심플한 제도예요. 지분적립형 분양제도가 좋은 아이디어이긴 한데, 이명박 정부 때 얘기됐다가 도입 안 된 것은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로운 이유도 있었거든요. 제도는 심플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당이 제안한 공적모기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1기 신도시도 이제 건설된 지 40년이 됐는데,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진 1기 신도시들을 고밀도 재건축재개발하자는 제안도 있는데요.

"필요하다고 봐요. 1기 신도시들의 전반적인 리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공사기간이 3년이 걸려요. 설계 준비 단계까지 치면 10년 프로젝트예요. 그래서 지금쯤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무도 얘기를 안 하고 있죠. 노후신도시재생지원특별법을 20대 마지막에 발의를 했고 제가 총선에서 여기(고양정) 공약으로 제시를 했었어요. 법안은 자동 폐기됐지만, 21대 들어 분당의 김은혜 의원이 계속 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들에 필요한 법이거든요."

-인구구조와 주택가격간 상관관계를 들어 집값은 더 이상 상승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반면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주택수요는 줄지 않아 일본처럼 인구 감소에 따른 집값 하락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인구구조와 주택가격간 상관관계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총인구수보다 가구 수가 중요합니다. 인구가 감소해도 옛날에는 한 가구에 4명이 살다가 지금은 1명 또는 2명이 사는 가구가 많아졌어요. 지금은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고 앞으로도 더 높아질 거예요. 가구 수별로 주택을 소비하기 때문에 가구 수가 증가하는 이상 주택가격은 크게 위협받지 않을 거라고 봐요. 그 기간이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그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거 같아요."

-인구구조 변화로 부동산 시장 하락을 예상했던 사람들이 완패를 한 셈입니다.

"일본의 예를 들며 그런 주장을 했는데, 빗나갔지요. 겉핥기로 거시경제를 본 결과인 것 같아요. 다만,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예요. 전에는 은퇴하면 시골이나 지방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은퇴해도 경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앞으로 그런 분들의 도심으로의 접근성 제고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거예요. 앞으로 도시나 농촌의 모습이 이런 사회적 변화를 담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지금 그런 큰 그림은 그리지 못하고 있어요."

-8·4대책 나와도 집값 상승은 여전하고 특히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데, 정부가 또 대책을 내놓을까요?

"저는 대책을 내놓으면 내놓을수록 파국으로 간다고 봐요. 이제 더 이상 대책을 내놓지 않길 바라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시장이 정부정책을 믿지 않는 것이에요."

-정부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메신저를 바꿔야 해요. 국토부장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등 부동산정책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문책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정책의 내용을 바꾼들 안 될 거라고 봐요. 본인들도 과거에 한 말에 대해 불편함이 있고 국민들도 신뢰하지 않으니까. 그 다음으론 부동산이 우리 경제에서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동산을 어떤 이념의 시각으로 또 특수한 분야로 여기지 말고 거시경제적 시각에서 다뤄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지 않으면 우리나라 이 큰 경제 위기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30대나 무주택자들이 이 부동산 카오스 시기에 어떻게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일단 제가 힘이 없지만, 또 영향력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신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집을 사는 게 너무 요원해졌고 젊은이들을 좌절하게 한 것은 기성세대들의 잘못입니다. 저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어요. 정부에 정말 부탁하고 싶어요. 지금이라도 정책기조를 바꿔야 해요. 그러려면 20·30대들의 힘이 꼭 필요해요. 제가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할 건 아니지만,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해 달라, 그게 정치적인 참여든 경제활동이든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 과정이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어 지금 무너지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틀을 새롭게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코로나 이후로 모든 것들이 해체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고 봐요. 해체가 위기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 정부의 실정이 코로나 위기와 맞물려 해체의 시간을 가속화하고 있다면 재구성할 때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은 어떤 부동산정책을 갖고 있나요.

"정부정책이 시장을 너무 망가뜨려놨기 때문에 지금은 백약이 무효예요. 시장을 안정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대책을 내놓는다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패닉으로 달려가고 있는 정부를 진정시키는 일, 그게 야당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야당이 그것보다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수적으로 밀려서 제어하긴 힘들지만 끊임없이 견제의 목소리,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 국민들께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봐요. 그리고 대안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단순히 지금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들과 반대로 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책을 개발하고 시장을 알고 효과를 서로 논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과 노력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국민들께 시간을 주십사하는 부탁을 하고 싶어요. 그런 치열한 내부 논의와 공부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여러 채널이 작동하고 있어요. 원내에 부동산TF가 있고요, 저도 비상대책위원으로서 별도의 비공개 싱크탱크를 운영하고 있어요. 다만 아직 보여드릴 단계는 아니라는 것, 언론환경도 우리에게 여유로운 편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해주셨으면 합니다. 시기가 되면 보고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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