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쇼핑·문화체험 원스톱… "군산표 복합쇼핑몰 기대하세요"

바다 풍경·역사적 공간 보존 매력 도시… 공설·신영시장 17만7650㎡ 단장 기대감
적산가옥 리모델링해 '전략적 창업' 유치키로… 째보선창 인근 폐건물도 환경개선
"100년 상권 제2 전성기 머잖아"…공사완료땐 제품진열 등 대형마트 벤치마킹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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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쇼핑·문화체험 원스톱… "군산표 복합쇼핑몰 기대하세요"
디지털타임스 취재진이 지난 14일 오전 방문한 전북 군산 공설시장의 모습. 1층 가게에 있는 상인들이 장사를 준비하느라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012년 마트형으로 새롭게 단장한 공설시장 2층에는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인 청년몰 '물랑루즈 201'도 자리해 있다.

사진=김동준기자 blaams89@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쇼핑·문화체험 원스톱… "군산표 복합쇼핑몰 기대하세요"


상권르네상스 착수 '군산공설시장'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전북 군산 공설시장 청년몰에서 크레페 가게를 운영하는 프랑스인 벌트 조나단(38·남) 씨는 "공설시장이 다소 '올드'하다보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주로 찾는다"며 "앞으로 5년간 사업이 추진된 뒤에는 젊은 사람들이 청년몰을 자주 찾아주시게끔 바뀌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나단씨는 시내에 있는 롯데몰을 언급하며 "공설시장도 롯데몰처럼 개선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14일 찾은 군산 공설시장과 그 일대는 1918년 형성돼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권이다. 현재 운영되지 않는 군산선을 따라 자리한 시장 주변에는 아직도 철길의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있을 정도다. 이 같이 유서 깊은 시장은 2012년 마트형으로 개선돼 바로 앞 신영시장과 함께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공설시장은 청년몰 '물랑루즈 201'을 운영함으로써 청년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도 겸하고 있다. 조나단씨와 함께 크레페 가게에서 일하는 배우자 이미화(39) 씨는 "창업이 처음인 데다 가진 자금도 많지 않았다"며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여기에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공설시장 주변 상권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상권 르네상스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두 번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100년 역사의 상권을 '쇼핑·문화·소통 플랫폼'으로 바꿔보자는 비전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공설시장과 신영시장 등 일대 17만7650제곱미터(㎡)를 되살리는 게 골자다. 이를테면 일제강점기 지어진 형태 그대로의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해 '전략 창업'을 유치하거나,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특화 마케팅을 지원하는 식이다. "사람 걸어 다닐 틈조차 없었다"던 옛 영광을 재현한다는 복안이다.

상권을 되살리기로 한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군산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연결지어진다. 과거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한국지엠 공장이 경제를 지탱하던 군산과 이들이 빠져나간 지금의 군산은 천양지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설시장 안에서 젓갈 가게를 운영하는 이현숙(62·여) 씨는 "요즘이야 코로나19 탓에 시장으로 오는 사람들 발길이 뜸해졌다지만, 근본적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신영시장에서 커피를 파는 김모 씨(60대·여)도 "유동인구가 많아야 하는데 지금의 군산은 그렇지 못하다"며 "사람이 있어야지…"라고 말을 줄였다.

실제 군산은 2015년(약 27만8400명) 이후 올해 6월 기준 26만8356명까지 인구가 줄어든 상태다. 그 사이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이 중지(2017년)됐고, 한국지엠 공장이 폐쇄(2018년)됐다. 사실상 지역 경제가 쇠퇴기에 접어든 것이다. 그래서인지 상권 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씨는 "중기부 사업으로 상권 전체가 나아지리라고 믿고 상인들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서비스는 친절하게, 음식은 청결하게 손님들에게 제공할 생각"이라고 했다. 건어물을 파는 권복성 할아버지(60대)도 "공설시장 주변의 상권이 개발되면 공설시장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신영시장 옆 중앙상가와 바닷가 가까이 째보선창 일대의 적산가옥과 폐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계획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목포에 있는 근대역사문화공간처럼 이른바 '시간여행 거리'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죽성포구라 불렸던 째보선창은 어민들의 배를 수리하거나 갓 잡은 수산물을 팔던 곳이지만 지금은 복개공사로 포구나 어판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반면 공설시장에서 째보선창까지 향하는 주변 도로에는 여전히 적산가옥이나 폐공장 등 옛 정서가 온전히 깃들어 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길석봉 중앙상권 대표(65·남)는 "(우리 정육점) 바로 앞에 있는 폐건물이 예쁘게 꾸며져 외관이 나아지면 중앙상가도 점차 살아날 것으로 상인들은 굳게 믿고 있다. 하루빨리 변화가 오길 기대한다"며 "볼거리가 생기면 당연히 사람들도 몰려들 테고, 주변 가게 상인들도 덩달아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권 르네상스 사업은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측면에만 방점이 찍히지 않는다. 상인들의 역량을 키워 대형 마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게 최종 지향점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옛 시절에 익숙해져 있는 상인들의 생각을 바꾸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다. 다만 다행인 것은 상인들도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다. 공설시장에서 약재를 판매하는 강모 할아버지(60)는 "우리가 마트처럼 선도 높은 상품을 널찍하게 진열해놓고 파는 것은 지금 여건상 불가능하다. 마트처럼 큰 물류창고를 갖추지 못한 데다 시장 상인들은 개개인이 판매 주체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다가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강씨는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어느 정도 여건만 갖춰 주면 상품 디스플레이도 마트처럼 하고 구색도 다양하게 갖춰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영시장에서 해산물을 파는 김점순(80·여) 씨도 "(여건이 나아지는데 대한) 기대감이 있다. 그러면 장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상권의 변화를 바라보는 젊은 층이나 타지 사람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째보선창을 보기 위해 군산을 방문한 이미선 씨(24·여)는 "고즈넉한 바닷가 풍경을 보려고 왔는데, 생각보다 과거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놀랐다"며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되면)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같이 있던 김유화(24·여) 씨는 "군산이 생각보다 관광지로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옛 향취를 되살리는 식으로 상권이 개발된다면 타지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다"며 "이와 연계해 주변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구성하고, 여러 경로로 홍보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군산/글·사진=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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