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올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대비 손실폭이 줄었지만,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같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 7조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44.7% 하락했고, 지난 1분기 대비로는 35.5%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적자 전환했고, 지난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영업손실이 75.2% 줄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정유사업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국제유가와 제품 수요가 함께 감소하며 정유업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에도 1조77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올 2분기에는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재고 관련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이 하락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영업손실은 4329억원으로, 지난 1분기 대비 손실폭이 1조2031억원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정유사업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68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윤활유 사업 역시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의 영업이익은 118억원, 소재사업의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가 한창인 배터리 사업의 경우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행진에도 SK이노베이션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오는 9월 페루광구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확보할 예정이며, 자회사 상장을 통해 모은 금액이 '실탄'이 될 전망이다. 다만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해 설비투자(CAPEX)는 보수적으로 집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완공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은 각각 올해 1분기, 2분기에 양산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이 확보한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간 20GWh에 달한다. 현재 헝가리 2공장, 미국 1·2공장 설비 증설도 진행중으로 오는 2025년 SK이노베이션은 총 100GWh까지 생산능력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4월 회사의 소재사업을 분사해 설립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주관사 선정이 완료됐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IET 상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SKIET는 최근 폴더블폰 소재인 '플렉서블 커버 윈도(FCW)'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Tbps
이와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ESS 사업을 확장시킬 예정"이라며 "회사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를 주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ESS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