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스트리밍'시장으로 급격히 전환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디어 생태계는 '디지털화' 즉 '스트리밍화'로 향하는 전환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2018년 영국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용자가 '콘텐츠'와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제공되지 못했을 때, 사업자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같은 격변기의 중심에 넷플릭스가 글로벌 미디어 공룡으로 부상하고 있다.
IPTV방송협회는 22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디어 생태계 지형 변화'를 주제로 스터디를 개최하고,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을 조명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공공서비스가 미디어 생태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던 1990년대 초반을 지났고, 미디어 시장의 독과점이 해제되고 사적영역이 성장해 공익성과 산업성이 동시에 강조되던 2010년대 '융합 이행기'를 지나, 2020년대부터는 코로나 이후인 '디지털 대전환기'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미디어 시장의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특히 콘텐츠 소비가 스트리밍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미 미국에서는 애플, 디즈니, 넷플릭스가 격돌하는 스트리밍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스트리밍 대전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디즈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론칭한 지 채 반년이 안돼 500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현재까지 왕좌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넷플릭스는지난 3월 글로벌 가입자 1억8000만명 돌파, 올해 2분기에는 가입자 1억9200만명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견고한 성을 쌓아 올린 비결은 바로 '콘텐츠'에 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플랫폼을 넘어서, 이미 전 세계에 걸친 새로운 방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노 실장은 "넷플릭스는 영화를 유통하는 회사였고 초반에는 콘텐츠 회사보다는 기술회사에 더 가까웠다"면서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계기로 이제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평단의 지지를 받는 콘텐츠 제작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까지 노리고 있다.
국내 미디어 시장의 과제도 국내 미디어 업계가 넷플릭스의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낼지에 모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공세에 맞서, 최근 국내 유료방송사, 지상파, 콘텐츠 제작사들도 합종연횡으로 맞서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웨이브', KT가 재정비한 '시즌'에 이어 오는 8월에는 JTBC와 CJ ENM이 연합한 '티빙'이 출격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정부가 지상파 방송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과감히 규제를 타파하고 있는 반면에 이제 막 태동하는 OTT 시장에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대거 넷플릭스로 이동하는 '코드커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노 실장은 "지금 드라마틱한 변화(코드커팅)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유료방송 결합상품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경우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이탈하는 현상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5년 후, 10년 후에는 (OTT 위주의) 코드커팅이 닥칠 것"이라며 "국내 사업자들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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