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 칼럼] 위기의 보수, `디지털`로 주도권 쥐라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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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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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칼럼] 위기의 보수, `디지털`로 주도권 쥐라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보수의 위기는 난감하다.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이 그러하고, 당사자인 보수 정당도 그렇다. 반전의 계기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난감한 위기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세상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만큼 놀라운, 그런 '담대한 변화' 밖에 없다. 정당조직이라면, 정당의 개념 자체를, 조직의 플랫폼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 완전한 '디지털 투명 정당'으로 변신해 국민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어텐션'(attention)이 가장 중요한 재화(財貨)가 된 시대다. 인터넷과 디지털 세상의 특징이다. 경제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정치에서도 그렇다. 어텐션, 즉 국민의 관심(關心)과 주의(注意), 주목(注目)을 확보하는 기업과 개인, 정당, 정치인이 원하는 것을 얻는 시대다.

어텐션의 시대에 국민의 어텐션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이것이 보수 위기의 핵심이다. 이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만 보아도 바로 알 수 있다. 며칠 전 나온 6월 조사 결과(리얼미터)는 예상대로였다.

1위 이낙연(30.8%), 2위 이재명(15.6%), 3위 윤석열(10.1%)…. '빅3'에 미래통합당 내부 인사는 한 명도 없다. 국민은 3위마저 보수당 내 인사 '대신',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요청까지 했었던 현직 검찰총장에게 어텐션을 보내고 있다. 보수 정당이 어텐션 측면에서 '대선 불임 정당' 취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대여 비판의 칼날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칼을 휘두르지 않는 건 아닌데, 국민들이 주목하지 않는다. 열광하기는커녕 쳐다보지도 않는다. 국민은 보수당의 논평이 아니라, 진중권 교수의 입을 '대신' 바라본다. 비판도 진중권만 먹히는 거다. 진 교수의 표현 능력이 워낙 발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짜 원인은 국민이 보수당 인물들을 주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을 해도 어텐션을 받지 못하는 존재, 그게 지금의 보수 정당의 현실이다.

그래도 '김종인 효과'가 시작된 건가, 지난 6월말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30.0%를 기록했다. 바닥이었던 5월 3주차 당 지지율이 23.4%였던 것에 비하면 상승한 건데, 대선을 준비한다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는 결국 지금까지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국민들이 놀라 눈을 크게 뜨며 관심을 보일만한 '담대한 변화'가 보수 정당에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6년 전 쓴 책('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소셜의지', 21세기북스)에서 "정치의 미래에 증강개인은 폐쇄적이고 지배력을 놓지 않으려는 정당에는 더 이상 어텐션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텐션이 가장 중요한 재화인 시대에 시민의 외면은 정당에게 치명적이다"라고 썼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어텐션의 시대에 걸맞은 정당의 모습은 디지털 정당, 오픈 정당, 투명 정당, 네트워크 정당이다. 몇몇 개인이나 집단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이 아닌, 당원과 시민이 참여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역동적인 개방 플랫폼으로 소셜 혁신을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당의 모든 회의와 활동을 카메라가 달린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그 녹화 파일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다. 당의 모든 자료와 데이터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거다. 하지만 이게 시대가 원하는 디지털 정당, 오픈 정당, 투명 정당의 모습이다.

국민이 쉽게 법안이나 정책방향에 대해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일정 수 이상의 동의를 받은 사안은 당의 공식 안건으로 자동 상정되게 제도화할 수도 있다. 이건 네트워크 정당의 모습이다. 기술적으로 너무 쉬운 일이다. 지금 국민들은 그런 모습이 '상식'인 시대를 살고 있다. 국민의 상식에 부합해야 정당이 어텐션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권력을 만들어갈 수 있다. 과거 대중사회의 특징에 기반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라, 인터넷 디지털 시대의 본질에 기반한 새로운 정당의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 그것도 국민이 놀랄 정도로 담대하게.

위기의 보수가 부활을 원한다면, 어텐션의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투명 정당'으로 이니셔티브를 잡아야 한다. 이 어텐션 이니셔티브마저 진보 정당에게 빼앗긴다면? 결과는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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