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지에 감자 2알 슬라이스
생감자 이용 비용 많이 들어
국내산 많아 원가율도 높아
생감자 이용 비용 많이 들어
국내산 많아 원가율도 높아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과자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불만 중 하나는 바로 감자칩에 대한 것이다. 갑자칩은 들어 있는 과자보다 질소가 많다는 '질소 과자'의 대표 주자다. 안에 내용물이 들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벼운 봉지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불만이 많다. SNS에서는 감자 하나로 얼마나 많은 감자칩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양 감자칩의 대표 주자인 프링글스와는 양과 가격을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그런데, 제과업체에서 말하는 '가장 남는 게 없는 과자' 역시 바로 감자칩이다. 폭리와 가장 거리가 먼 과자가 바로 감자칩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와 제과업계의 이같은 괴리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일반적으로 제과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대 주원료'는 밀가루와 옥수수, 감자다. 이 중 밀가루와 옥수수는 대부분 가루 형태로 유통된다. 반면 감자의 경우 가루로 유통되는 반죽 스타일 과자와 생감자를 그대로 튀긴 생감자칩이 비슷한 비율로 생산된다.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감자칩'이라고 부르는 포카칩, 허니버터칩, 수미칩 등은 모두 생감자를 그대로 튀긴 과자다.
생감자를 그대로 썰어 튀기기 때문에 보관 비용은 물론 제조 공정에서도 반죽 과자보다 큰 비용이 발생한다. 밀가루와 옥수수가루가 대부분인 다른 과자들과 비교해 원가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아 '가성비 갑' 감자칩으로 불리는 프링글스의 경우 감자 가루와 옥수수가루, 밀전분 등을 섞어 성형해 만드는 과자로, 생감자칩과는 주원료와 제조공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생감자칩 1위인 포카칩과 프링글스의 원재료를 비교해 보면 포카칩은 생감자 91%, 식용유, 소금 등 3가지 재료만 사용된 반면 프링글스(오리지널 기준)는 건조감자, 식용유, 밀전분, 시즈닝, 쌀가루, 유화제, 포도당, 구연산 등이 첨가돼 있다.
실제 제과업계에 따르면 생감자칩은 밀가루나 옥수수를 주원료로 사용한 과자에 비해 원가율이 10% 이상 높다. 가격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국내산 감자'를 어필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원가율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오리온 역시 매해 6~11월에는 감자 특산지로 유명한 전남 보성, 충남 당진, 강원 양구 등에서 수확한 국내산 감자를 이용한 '햇감자 포카칩'과 '햇감자 스윙칩'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은 프리미엄 감자칩 브랜드 '수미칩'을 론칭하며 국내산 수미감자로만 만든 감자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자칩 한 봉지에는 성인 남성 주먹 크기만한 감자 2알이 사용된다"며 "원가를 생각하면 감자칩은 '가성비'가 좋은 과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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