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대명사인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가 경쟁심화 등으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랜드로버는 올해 레인지로버 출시 50주년을 맞아 최근 2020년형 모델을 선보였는데 예년의 위용을 되찾을 구원투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233대가 신규 등록돼 전년 동기와 비교해 33.6%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700대를 판매해 2017~2018년 2년 연속 이어온 연 1000대 달성에 실패했다. 주력인 레인지로버뿐 아니라 랜드로버의 전체 판매량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판매가 감소한 배경은 프리미엄 SUV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고급 세단 중심이던 롤스로이스(컬리넌)와 벤틀리(벤테이가)가 럭셔리 SUV를 출시했고 람보르기니(우르스)와 마세라티(르반떼)도 이 시장에 합류했다. 포르쉐는 카이엔에 이어 카이엔 쿠페, 마칸 등으로 차종을 늘렸고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3사는 7인승·쿠페형 등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레인지로버는 전장이 5미터가 넘는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197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1994년 2세대, 2001년 3세대, 2012년 4세대 모델이 출시되면서 럭셔리 SUV의 대표로 떠올랐다.
하지만 랜드로버가 주도해 온 프리미엄 SUV 시장이 날로 커져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도 고급 SUV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경쟁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시장 확대로 수요가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선도해 나가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의 파생 격인 스포츠·벨라·이보크 등 '레인지모델 패밀리' 구축으로 대응에 나섰다. 수요층이 더욱 세분화된 만큼 라인업을 확충해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약점으로 꼽히던 서비스 부문도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랜드로버는 2016년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서비스 인프라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랜드로버의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편이다.
이를 위해 랜드로버는 서비스센터를 전국 29곳으로 늘렸고 올 2월에는 두원공과대학교에 수입차 업계 최초로 전용 정비기술 교육시설인 '글로벌 테크니컬 어프렌티스 교육센터'를 개관하는 등 고객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레인지로버는 이달 출시 50주년을 맞는다. 이와 맞물려 랜드로버는 옛 명성을 되찾아 줄 구원투수로 2020년형 모델을 최근 선보였으며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랜드로버 관계자는 "레인지로버는 럭셔리함과 독보적인 오프로드 기술력이 결합된 프리미엄 럭셔리 SUV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고객의 높아지는 눈높이에 상응하는 기술적 진보와 강력한 성능, 세련미를 통해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