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현안 산적한데"…檢 이재용 구속영장 초강수에 삼성 `풍전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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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삼성의 미래가 '풍전등화' 상황에 처했다. 검찰의 요구대로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지면 재계 1위인 삼성은 코로나19에 따른 사상 초유의 불확실성에 선장인 총수까지 잃는 사실상 '난파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이 부회장 측이 지난 2일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져 충격은 더 크다.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3명의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 입장문을 내고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의 안건 부의 여부 심의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재계 일각에선 사실상 검찰의 '괘씸죄' 보복성 영장 청구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대응 등 현안 산적한데…조단위 결단 '차질' 우려=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삼성의 행보를 보면 컨트롤타워인 총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경영복귀 이후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직접 발로 뛰며 문제를 해결해 왔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시작하자 이 부회장은 바로 현장에 달려가 상황을 파악했고, 이후 삼성전자는 대체수입 판로를 개척하는 등 '반도체 공장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반도체 공장이 잠깐이라도 멈추면 삼성전자는 작게는 하루에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손실을 입는다.

중국의 공세로 TV용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이 부회장은 "지금 LCD가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후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로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이 부회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삼성은 LCD 사업으로 손실을 계속 쌓거나, 아얘 대형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주요 생산라인이 일시 셧다운을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자 주요 생산현장을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했고, 코로나19 검사만 세번 받는 부담을 감수하고 중국으로 찾아가 반도체 공장 증설 현장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삼성은 정부와 협력해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인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블로운) 수입을 지원한 적이 있고, 마스크 제조 중소기업에 스마트 생산 기법을 전수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조만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사업환경이 더 가파르게 변할 것인 만큼, 재계 1위인 삼성이라도 총수의 신속한 판단 없이는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시로 사업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전략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반도체 등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경우 CEO(최고경영자)도 쉽게 결정을 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로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2030' 계획과 같은 큰 그림은 총수가 아니면 그릴 수가 없다. 이 부회장이 이미 수 차례 현장에서 미래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집행하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은 계획했던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집행할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을 대체할 컨트롤타워도 없다. 재계에 따르면 1년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이 부회장(2회)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4회),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 사장(8회),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4회),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3회),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2회),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4회) 등 그룹의 핵심 경영진이 줄줄이 불려가면서 적잖은 경영 차질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삼성 브랜드의 글로벌 위상 악화도 우려된다. 준법 경영을 요구하는 글로벌 파트너 기업 중 상당수가 검찰 수사를 이유로 삼성과의 협업을 줄여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영승계 없다고 사과까지 했건만…재계도 "너무하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재계지만,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수는 좀 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누구도 출장도 갈 수 없는 상황이고,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중국 출장으로 정부의 능동감시대상자로 휴대전화 추적을 받는데 '도주의 우려'가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또 이 부회장이 지난달 경영권 잡음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

특히 이재용이라는 자연인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뼈아픈 선언까지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책임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이 같은 말을 하면서 받았을 상처와 고충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포스트코로나 현안 산적한데"…檢 이재용 구속영장 초강수에 삼성 `풍전등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 다목적홀에서 삼성승계 과정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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