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0곳 전년比 13%↓ 전망
자동차·부품·모바일 등 직격탄
자동차·부품·모바일 등 직격탄
'코로나19 한파'로 우리 간판 제조기업들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중 매출 상위 30곳의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 추정치는 206조7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30조6912억원 날아가는 셈이다.
이중 외형이 조금이나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LG화학·SK하이닉스·CJ제일제당 등 7곳에 불과하다. 전체의 77%에 달하는 23곳은 일제히 매출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30곳의 합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6%, 13.5% 줄어든 10조9064억원, 8조7962억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3개월 전과 비교해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39.3% 각각 하향조정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증권사들이 2분기 실적 눈높이를 앞다퉈 낮췄다는 얘기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 부품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뚜렷하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1%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71.6%), 현대모비스(-63.2%), 현대제철(적자전환), 현대위아(적자전환)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거나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6조3480억원이었다. 반도체 부문은 비대면 관련 효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바일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며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겠으나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부문도 모두 코로나19로 시장 침체 국면이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수요 감소 뿐 아니라 매장 폐쇄, 공장 가동 중단 영향도 2분기부터 반영되며 실적 악화 폭이 상당할 전망이다.
LG전자(-41.3%), LG이노텍(-14.9%), LG디스플레이(적자지속) 등 LG그룹 간판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리 수 감소율을 나타내거나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와 맞물린 정제마진 하락,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어닝쇼크가 예고된 상황이다. 2분기 SK이노베이션이 영업손실 4015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는 데 이어 S-Oil(적자지속), 롯데케미칼(-57.6%) 등도 저조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조업의 중추였던 중후장대 산업도 예외는 없다. 포스코(-62.1%), 대우조선해양(-58.1%), 삼성중공업(적자지속) 등도 나란히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거나 적자를 낼 것이 확실시된다.
전문가들은 1분기보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부터 본격적인 실적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본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실물경제에 반영되기 시작한 시점이 3∼4월이란 점을 고려하면 2분기 기업 이익 감소폭은 1분기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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