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국가별로 플랫폼 업체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들을 규제하려는 속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플랫폼 업체에 강도높은 규제를 가하고 있는 반면에, 구글, 페이스북 등 플랫폼 강자가 많은 미국에서는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U는 지난 2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년 EU 이사회 규칙'을 제정해 올해 7월 12일부터 강도높은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거래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난 2016년 6월 실시한 바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8년 4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EU 차원의 입법 필요성을 권고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7년 6월 구글이 검색결과 노출에서 자사의 비교검색 사이트인 구글 쇼핑을 경쟁사보다 우대해 배치한 행위를 EU 경쟁법 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판단해 24억2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반면, 망중립성 정책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플랫폼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해 철저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앞서 지난 2013년에 구글의 자사 서비스 우선노출, 구글의 검색광고 독점화 여부, 기술특허와 관련한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여부를 확대 조사 한 바 있다. 당시, FTC는 구글의 검색 기능이 정보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당한 방법이라며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미국의 공공정책연구소로 알려진 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지난 2015년 인터넷 플랫폼을 별도로 규제하기 위한 법이 불필요하다는 내용의 '인터넷 플랫폼에 특별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는 이유(Why Internet Platforms Don't Need Special Regulation)'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ITIF는 인터넷 플랫폼 업체의 독점을 통한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해, 시장 경쟁이나 민사소송, 공정거래 규제 등 이미 존재하고 있는 법률 및 제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시장 지위 남용과 관련해서는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기존 법률로도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