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로 하락 품목 8개로
지난 4월 우리 상위 주요 수출 품목 10개 가운데 두 자릿수로 하락한 품목이 자동차 등 8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월만 해도 두 자릿수 하락 품목은 단 4개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생산공장 셧다운 여파로 우리 제조업이 본격적인 '코로나 보릿고개'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출 가뭄을 내수로 버텨야 하는 기업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컴퓨터를 제외한 상위 10개 품목의 수출이 점점 더 가파르게 내림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우리 수출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한 품목은 4개였지만 4월 들어 8개 품목으로 늘었다.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반도체의 경우 4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4.9% 하락해 연간 누적(4월 말까지, -3.6%)을 훌쩍 상회했다.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4월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급락했다. 석유제품과 TV 등 영상기기는 반토막이 났다. 주력 제품 대부분이 연간 누적보다 4월 감소폭이 더 크다.
5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와 선박만 소폭 증가했을 뿐, 무선통신기기, 승용차, 석유제품 등이 모두 큰 폭으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지난 3월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한 품목은 석유제품(-20.4%), 선박 등(-31.4%), 의류(-13.4%), 영상기기(-13.1%) 등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제조업 실적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올 2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그나마 반도체가 버티는 삼성전자의 매출은 9%, 영업이익은 3% 가량 하락할 전망이다. 완성품 비중이 높은 LG전자의 경우 매출이 15%, 영업이익이 41%까지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정 국면에 진입한 국가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 물류와 소비심리 회복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비대면 확산 등에 따른 주력 수출업종의 판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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