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미국 서부에서 시작한 커피전문점 브랜드 블루보틀이 한국시장에 착륙한 지난해 5월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1호점 앞은 블루보틀 커피를 먼저 맛보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블루보틀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었다.
현재 블루보틀은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삼청·역삼·압구정·한남 등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네슬레가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인수하며 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일정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일본·한국에서 50여개 지점을 모두 직영하고 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은 국내 커피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 광화문에 곧 진출한다.
블루보틀은 '스페셜티 커피' 중심의 고급 커피 시장의 확산이 목표다. 스페셜티 커피란 국제 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평가한 80점 이상 등급의 커피로 스타벅스 리저브 바, 블루보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업계는 블루보틀이 고급 커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블루보틀 오픈과 함께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확장됐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이 국내 커피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대중화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블루보틀이 자극이 돼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루보틀이 국내 커피 업계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매장의 숫자가 많지 않고 서울에만 문을 열다 보니 지역적인 제한이 있으며, 무엇보다 마니아층이 주로 찾다 보니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블루보틀 매장은 스타벅스처럼 와이파이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카페에서 와이파이를 통해 노트북와 태블릿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만큼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이 처음 오픈했을 때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아직 한국인의 마음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고객에 대해 먼저 분석을 하고 시장에 진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좌석도 부족하고, 커피 맛에 집중하라는데 개인적인 취향이 강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한 소비자는 "블루보틀이 요즘 웨이팅이 없고 분위기도 좋지만, 브랜드보다는 결국 커피 마니아는 맛과 향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보틀' 매장에선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핸드드립 바를 이용하는 고객보다 아메리카노, 라떼를 찾는 고객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 블루보틀의 '굿즈'는 인기를 끌고 있다. 로고인 파란병이 청량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준다는 것. 블루보틀이 커피계의 애플이란 별칭을 갖게 된 이유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한 SAP의 코워킹 공간인 '하나하우스'. SAP는 로컬 인기카페인 블루 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와 협업해 하나하우스를 커피와 티 종류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식사도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완성시켰다. 심화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