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결국은 제조업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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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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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결국은 제조업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실장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발표하면서 한국은 이보다 높은 -1.2%로 전망했다. 최근 IMF의 성장률 전망 경향과 반대로 나타나 흥미롭다. IMF가 매년 4월에 발표하는 해당 연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았다. 세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2017년), 3.9%(2018년), 3.3%(2019년)이었다. 같이 발표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2.7%(2017년), 3.0%(2018년), 2.6%(2019년)이었다. 글로벌 경기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한국 경기 흐름은 그보다 소폭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지금은 세계 경제보다 한국 경제의 추락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본 것이다.

이번에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세계보다 높게 발표된 첫 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 상태가 주요국보다 양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전염병 확진자수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이후 그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확진자를 자가격리 조치했다. 바이러스 유행을 막기 위해 국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면서 그럭저럭 경제 활동을 이어갔다. 이점이 미국 및 유럽에서 나타난 이동금지(lockdown)와 다른 점이다. IMF가 작년 10월 발표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비교할 때, 코로나19의 감염자가 매우 많은 유럽(유로존 10월 전망 1.4% → 4월 전망 -7.5%)과 미국(2.1% → -5.9%), 일본(0.5% → -5.2%), 이탈리아(0.5% → -9.1%), 스페인(1.8% → -8.0%)의 성장률 전망치 하락폭이 한국(2.2% → -1.3%)에 비해 매우 크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의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어서 지금과 같은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이동제한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을 전제로 한 서비스산업은 전염병 확산의 충격을 크게 받지만, 한국은 서비스업 의존도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주요 경제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25%로서 제조업 강국이라고 알려진 독일 및 일본보다도 높고(20% 초반), 10%대의 이탈리아, 미국, 영국과는 레벨 자체가 다르다. 그동안 서비스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서비스수지 적자를 반전시키기 위해 관광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수요절벽 및 공급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지금과 같은 위기 시에는 전통적인 주력 제조업이 경제 추락을 막고 있다.

IMF의 전망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2021년의 세계 경기 반등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 3%로서 역성장하지만, 내년 성장률은 플러스 5.8%의 반등을 전망했다. 물론 코로나19 위기가 올해에 종식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세계 경기 반등의 파도에 빨리, 그리고 계속 올라탈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언뜻 보기에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세계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면 우리 수출도 많이 증가하면서 생산과 투자, 고용이 늘고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발생할 것 같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유는 선진국 수요 증가가 우리나라 수출을 증가시키기까지 시차가 걸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미국, 유럽에서 수요가 회복되려고 할 때 중국 제품보다 한국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미 중국은 우리의 강한 경쟁 상대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고 난 후 다가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제조업체들의 생존에 사활을 걸고 고용 유지를 지원해야 한다. 공장 셧다운과 재가동이 반복되면서 완성품 업체는 물론 부품 협력업체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제조업 부문에서 취업자 감소가 나와서는 안 된다. 대출 지원 및 유동성 공급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 발표된 정책이 현장에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주문이 증가할 경우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근로 시간의 유연한 확대가 뒷받침된다면 세계경제 반등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세계 경제가 5.8%로 반등에 성공할 때 한국 경제는 IMF가 전망한 3.4%는 물론,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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