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호 디지털전략부장
![[우인호 칼럼] A.C. 1년, 우리의 모든 것이 바뀐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4/2020040802102269045001[1].jpg "[우인호 칼럼] A.C. 1년, 우리의 모든 것이 바뀐다")
재미있는 사실은 "A.D. 0년은 없다"는 것이다. B.C.가 끝난 뒤 바로 A.D. 1년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수학 정수 개념에 익숙해서인지 0년이 없다는 것이 무척 낯설다. 왠지 새로 도래하는 시대를 사전 정지하고, 맞이할 준비를 하는 0년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0의 개념을 실제로 0으로 표기로 한 때가 A.D. 6세기 초였기 때문에 '0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역사에선 '0년'이라는 표기는 없다. 기록이 철두철미했던 조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종이 1506년 음력 9월 반정으로 정권을 잡았는데, 1506년은 중종 1년이자 연산군 13년이 공존하는 해이다. 마치 "역사는 바로 실전이야"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A.C.를 언급하고 있다.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라는 책으로 유명한 토머스 프리드먼이 "앞으로 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한 뒤부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 국가들의 실물 경제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 금융자본주의의 근간까지 변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하는 마음에서다. 프리더먼의 지적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서 픽픽 스러지는 사람들을 속출하게 만드는 균과 바이러스는 문명 전환의 역사적 계기가 되었다. 중세 서양을 암흑의 시대로 몰고 갔던 페스트는 수천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동시에 신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놓는 근대를 시작하게 했다. A.D.가 시작된 이후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일컬어지는 '스페인 독감'은 세계의 패권을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게 한 주요 요인 중의 하나였다.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와 경제와 사회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예측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체계는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다소 짙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가 주도의 의료체계시스템이 주요한 방역의 기초가 되었다는 것이 메르스에 이어 또 다시 증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부양책 중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앞다퉈 나오면서 이 기조가 일반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 예상되는 것도 한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잘 견뎌냈던 신자유주의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을 지도 주목되는 부문이다. 당장 교역을 저지하고 교류를 막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 1년의 모습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가 아니라 'A.C.'(After Casting a vote, 선거 이후)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다른 어느 선거보다 '대한민국호(號)'의 향배를 결정할 터닝 포인트다. A.C.(After Casting a vote, 선거 이후)에도 0년은 없다.
선거가 끝나면 그 결과는 바로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 게이트' '신라젠 게이트' 윤석열 호(號)의 향배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까지도 모두 A.C.(After Casting a vote, 선거 이후) 1년에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A.C. 1년,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바꾸는 터닝 포인트의 해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겨지길 간절히 그리고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우인호 디지털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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