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3개월 늘어나면서 당초 4월로 예정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시기에 맞춰 일정을 조율하던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8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장에 대해 상한제 시행을 6개월 간 유예해 주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조합들은 내달 28일까지 일반분양분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마치기 위해 사업을 서둘러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다수의 조합원들이 한 곳에 모여야 하는 총회가 오히려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와 서울시는 총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재건축·재개발조합 연합모임 단체는 내달 29일 시행되는 상한제 시행을 최소 3개월 이상 연기하는 시행령 개정을 지난 11일 국토부에 공식 청원하기도 했다.
이번 국토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3개월 연장 발표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은 오는 7월 28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면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당초 4월 말까지 분양공고를 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려고 했던 사업장은 강동구 둔촌주공,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3차,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 등 11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조합 연대 모임인 주거환경연합 김구철 조합경영지원단장은 "정부의 조치는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며 "상한제를 피하려는 사업장은 쫓기지 않고 향후 계획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애초 올해 여름과 가을에 분양을 계획했던 사업장도 이번 정부의 상한제 유예 연장 조치로 상한제 회피를 위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둔촌주공의 경우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산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오던 터라 재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둔촌주공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3500만원으로, HUG는 2970만원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찬성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아니었으면 후분양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HUG와 서로 원만한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다시 교섭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분양 일정이 매우 촉박했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상한제 적용이 연기되면서 후속 일정에 여유가 생겼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우려 속에서 분양일정도 빠듯해 당초 오는 30일 오후 3시에 개포중학교 운동장에서 조합원 총회를 강행하기로 한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한 치의 빈틈이 없는 빠듯한 일정이었다가 이제 숨통이 트인 상황"이라며 "30일 조합원 총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은평구 수색동 수색6구역과 수색7구역, 증산동 증산2구역 등의 재개발 조합도 상한제 적용 연기에도 예정대로 조합원 총회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평구청 측은 총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권고중이다.
신진식 은평구청 도시계획과 재정비사업팀장은 "상한제 적용 연기가 발표됐기 때문에 서울시로부터 조합원 총회 개최 불가에 대한 더욱 강력한 지침이 내려올 것"이라며 "구청에서는 총회를 연기하도록 조합들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