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계속되는 공천 여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모두 공천이나 경선에 불복의사를 밝힌 중량급 인사들로 연일 타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을 가장 강하게 강타하고 있는 인물은 3선의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이다. 민 의원은 9일 4·15 총선 공천배제(컷오프)가 확정됐다. 민 의원은 지난 5일 공천배제 대상이 된 뒤 재심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공천재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민 의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민 의원은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오는 15일 총선 출마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 의원은 공천배제 명단에 오른 뒤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민 의원은 특히 자신의 공천배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과거 민 의원이 '미투(#MeToo)' 가해자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공천부담감을 느끼고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를 '청년우선전략지역'으로 정했다. 민 의원은 이와 관련 "당이 종합적인 상황을 안 보고 불안하다고 배제한 것으로 제가 울타리가 없어서 이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민 의원이 언급한 '울타리 없다'는 발언의 속내는 실질적인 공천배제 이유가 '미투' 연루 의혹이 아니라 '비문(非文)'이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민 의원과 같은 3선인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은 경선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지난 8일 경선부정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증거보전 및 검증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경선에서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밀려 탈락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경선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를 위탁받아 수행한 컨설팅업체가 공천관리위원회 소속인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전임 대표이자 최대 주주고, 김 전 비서관이 이 업체에 홍보물 제작 등 선거 컨설팅을 맡겼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경선 과정에 부당한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진실은 밝혀지고야 말 것"이라며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재선 의원인 신경민 의원(서울 영등포을)도 공천과 경선 과정에 의문을 보였다. 신 의원은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과의 경선에서 패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영등포을 민주당의 공천을 설명하기엔 부적절하고 복잡하다"면서 "결론적으로 현역의원인 저는 공천후보 곁에 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사실상 경선결과에 불복한 셈이다.
통합당은 대구·경북(TK)발 진폭이 크다. 공천심사에서 경남 양산시을 출마가 무산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양산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 공천이 아니라 막가는 막천이고 원천무효"라며 "이 막천을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40여 일 동안 25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공천신청을 하고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며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수모와 모욕을 참아가면서 면접을 당하기도 했고 당내 특정세력들로부터 당내 경쟁자를 제거해야 된다는 음해도 수차례 받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홍 전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결정은 뒤로 미뤘다. 홍 전 대표는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을 할 수가 없다"며 "선거도 임박하고 하니 조속히 답을 달라. 그 이후에는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탈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통합당 공천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홍 전 대표가 처음은 아니다. 홍 전 대표에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윤상현 의원이 당 공관위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장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며 공천을 빼앗긴 통합당 TK 예비주자들은 '유권자 무시', '월권 행위'라면서 재심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당은 주중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공천 잡음 잠재우기에 나설 계획이다. 홍 전 대표까지 공천에 반기를 들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공천 갈등이 더 분출될 수 있으니 선대위로 분위기를 반전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선대위원장으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수통합 공신인 유승민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들, 여러 분들을 만나 논의 중"이라며 "몇 분들과 함께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있지만, 특정인에 관해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모두 공천이나 경선에 불복의사를 밝힌 중량급 인사들로 연일 타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을 가장 강하게 강타하고 있는 인물은 3선의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이다. 민 의원은 9일 4·15 총선 공천배제(컷오프)가 확정됐다. 민 의원은 지난 5일 공천배제 대상이 된 뒤 재심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공천재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민 의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민 의원은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오는 15일 총선 출마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 의원은 공천배제 명단에 오른 뒤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민 의원은 특히 자신의 공천배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과거 민 의원이 '미투(#MeToo)' 가해자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공천부담감을 느끼고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를 '청년우선전략지역'으로 정했다. 민 의원은 이와 관련 "당이 종합적인 상황을 안 보고 불안하다고 배제한 것으로 제가 울타리가 없어서 이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민 의원이 언급한 '울타리 없다'는 발언의 속내는 실질적인 공천배제 이유가 '미투' 연루 의혹이 아니라 '비문(非文)'이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민 의원과 같은 3선인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은 경선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지난 8일 경선부정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증거보전 및 검증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경선에서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밀려 탈락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경선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를 위탁받아 수행한 컨설팅업체가 공천관리위원회 소속인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전임 대표이자 최대 주주고, 김 전 비서관이 이 업체에 홍보물 제작 등 선거 컨설팅을 맡겼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경선 과정에 부당한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진실은 밝혀지고야 말 것"이라며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재선 의원인 신경민 의원(서울 영등포을)도 공천과 경선 과정에 의문을 보였다. 신 의원은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과의 경선에서 패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영등포을 민주당의 공천을 설명하기엔 부적절하고 복잡하다"면서 "결론적으로 현역의원인 저는 공천후보 곁에 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사실상 경선결과에 불복한 셈이다.
통합당은 대구·경북(TK)발 진폭이 크다. 공천심사에서 경남 양산시을 출마가 무산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양산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 공천이 아니라 막가는 막천이고 원천무효"라며 "이 막천을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40여 일 동안 25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공천신청을 하고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며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수모와 모욕을 참아가면서 면접을 당하기도 했고 당내 특정세력들로부터 당내 경쟁자를 제거해야 된다는 음해도 수차례 받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홍 전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결정은 뒤로 미뤘다. 홍 전 대표는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을 할 수가 없다"며 "선거도 임박하고 하니 조속히 답을 달라. 그 이후에는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탈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통합당 공천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홍 전 대표가 처음은 아니다. 홍 전 대표에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윤상현 의원이 당 공관위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장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며 공천을 빼앗긴 통합당 TK 예비주자들은 '유권자 무시', '월권 행위'라면서 재심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당은 주중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공천 잡음 잠재우기에 나설 계획이다. 홍 전 대표까지 공천에 반기를 들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공천 갈등이 더 분출될 수 있으니 선대위로 분위기를 반전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선대위원장으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수통합 공신인 유승민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들, 여러 분들을 만나 논의 중"이라며 "몇 분들과 함께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있지만, 특정인에 관해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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