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코로나위기` 안보위기로 비화돼선 안된다

강원식 외교안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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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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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코로나위기` 안보위기로 비화돼선 안된다
강원식 외교안보평론가
중국은 폐렴사태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우한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방치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통계조작 의혹까지 생겼다. 내부 고발·비판자는 실종되었다. 다른 지방의 인구 유입이 차단·관리되어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은 미즈기와(水際 상륙차단)에 치중하여 크루즈선을 세균배양접시로 만들어버렸다. 방역체계에 대한 과신과 7월 도쿄올림픽 영향만을 고려했다. 국경을 폐쇄한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

그러나 노동신문이 "국가존망이 걸린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한 것과 평안도와 강원도에서만 약 7000명을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이 있다고 보도한 것은 보면 사실상 '자택격리' 상태로 감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김정은이 "국가적인 초특급 방역"을 강조한 것을 보면 감염자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경제는 이미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한국은 발원지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부의 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다. 한국은 중국 입국자를 늦게 그것도 제한적으로 통제했고, 2월 중순에는 대통령까지 근거없는 낙관론을 남발하고 위기를 경고하는 언론과 야당을 탓했다. 그러다가 전염병은 순식간에 창궐했다. 중국 눈치보기와 총선 고려가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동북아는 21세기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지금 국가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동북아 국가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거나 또는 겪을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분열과 갈등이다.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낙인찍기와 편가르기가 이루어진다. 공포를 느낄 때는 감성과 이미지가 중요할 뿐 이성도 확률도 의미 없다. 국내외적으로 확진자 집단과 지역·국가를 꺼려 출입제한과 격리 조치가 확산된다.

둘째, 경제위기이다. 이미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중국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대로 전망하기 시작했다. 국제적 생산망과 공급사슬이 끊기면서 바이러스가 잡혀도 후유증은 오래갈 수 있다.

셋째, 정권위기이다. 사회갈등과 경제난은 정치적 위기로 이어진다. 최고 지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정권심판과 시스템 개혁의 요구이다.

넷째, 지역내 국가간 갈등이다. 내부위기 돌파를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드는 것은 고전적 수법이다. 마키아벨리는 현명한 군주가 적대감을 조성한다고 했다. 국가위기때에는 '국기집결 현상'(rally round the flag)이 이루어진다. 거센 풍랑을 만나면 오월동주의 협력도 성사된다. 남의 탓 돌리기 정권안보 전략이다. 북한 중국 한국 일본 모두 해당한다. 한·일 갈등이 의도적으로 재연되거나, 중국과 북한이 미·일을 공동의 적으로 삼을 수 있다.

다섯째, 군사적 모험주의이다. 특히 코로나 위기에 직면한 북한이 '상납경제' 실현을 위해 핵위력을 이용할 가능성이다. 그러면 미국도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중·북과 미·일의 군사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문재인 정부는 입장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동북아 국가위기는 일국 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이러스처럼 다른 나라에 연쇄 파급된다. 특히 북한이 무리수를 쓰거나 한국이 무작정 북한돕기에 나설 경우, 상황은 급전직하될 수 있다. 정부의 선택에 국가와 국민의 명운이 걸려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이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21세기 중국몽은 중국의 꿈일 뿐이다.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와 운명공동체로 얽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한국의 확진자 수가 3700명을 넘어섰다. 중국의 공식 통계는 의심스럽지만, 우리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어느 지방보다 많다. 3월 1일 현재 베이징은 411명, 상하이 337명이고, 가장 많은 광둥성은 1349명(인구 1억)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질병관리가 실패했음을 웅변한다. 그래서 중국은 한국이 중국 지방정부보다 못하다고 훈계한다. 방역이 외교보다 경제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그런데도 정부는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과 신천지교회 탓만 한다. 코리아가 코로나로 불리고 세계적으로 한국인 입국금지·제한 조치가 속출하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가 동북아 전체를 위협하지만 한국이야말로 중국서 불어온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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