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머리만 큰 `자유우파`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  
  • 입력: 2020-02-16 20:08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시론] 머리만 큰 `자유우파`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다가오는 4·15 총선은 풀뿌리 조직이 튼튼한 좌파와 풀뿌리 조직 없이 머리만 있는 우파 간에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고 대결하는 건곤일척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가 약 4000만 명이므로 60%가 투표할 경우 (19대 총선 때는 54.2%, 20대 총선 때는 58.0%) 투표인수는 약 2400만 명이다.

좌파는 1987년 창립된 민주노총 전교조 여성민우회, 1988년 창립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우리법연구회 등 30년이 넘는 조직들이 전국 시·도·군 조직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민노총은 노동계를 좌지우지하고 전교조는 한번 배우면 거의 평생 가는 학생들의 좌편향 교육을 창립 이후 33년 동안 지속하고 있다. 1987년에 10살 정도 초등학생이었다면 현재 40대 초반이다. 교과서도 좌편향 일색이다. 이것이 20~40 세대가 좌편향되거나 심지어 문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자유우파에는 투표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다.

여성민우회는 창립 후 한명숙 전 총리, 이효재 전 이대 교수 등이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 시·도·군 단위의 조직을 가지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수요집회를 1990년부터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재원조달 기반조직으로 전국 시·군 단위 생활협동조합도 운영하고 있다. 민변과 우리법연구회는 법조계를 장악해 오고 있다. 1989년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1994년에는 참여연대가 창립되어 각종 반기업 정책을 주도해 오고 있다. 1999년부터는 전국 단위의 평화네트워크도 창립해 평화포럼 종전운동 등을 국내외에서 하고 있다. 문 정부 들어서는 각종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활동도 활발히 하면서 풀뿌리 조직을 확장해 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유 우파 조직이었던 새마을운동중앙회 자유총연맹도 좌파가 접수했다. 언론· 문화· 환경 운동도 완전히 좌파가 접수했다. 여시재 등 각종 연구소 활동도 활발하다. 이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조직들이 각종 시위를 주도해 오고 있다. 전국 1200여만 명에게 작게는 30만~40여만 원, 많게는 100여만 원의 현금복지도 살포하고 있다. 못난 자식보다 낫다는 노인들의 얘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에 비해 자유 우파에는 풀뿌리 조직이 거의 없다. 제대로 된 시민단체라고는 2002년에 창립된 바른사회시민회가 있고 1996년에 창립된 자유기업원은 2001년 자유경제원으로 개명해 활동해 오다 박근혜 탄핵 이후 2017년 자유기업원으로 변경해 근근히 명맥만 유지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근래 들어 광화문 태극기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몇 몇 단체가 있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한변) 등 일부 시민단체가 창립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적인 풀뿌리 조직 없이 머리만 있는 격이어서 확산에 문제가 있다. 광화문 시위에 참여하는 인원이 200만~300만 명이라고 해도 투표인원 약 2400만 명을 고려하면 조족지혈 수준이다. 통제되고 좌경화된 언론 환경도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그나마 가장 구독자가 많은 신문의 구독자가 80여만 명 정도다. 최근 자유 우파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유튜브의 구독자가 100여만 명 수준이다. '에코체임버 효과'라고 해서 견해가 유사한 그룹 내에서만 의견 교환만 활발한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리 활동을 하고 시위를 해도 지난 30여년 넘게 어릴 때부터 좌파교육을 받아온 청년세대를 바로잡는 데는 역부족이다. 유권자의 30~40% 정도 되는 중도 무당파 세력에게도 확산이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자유 우파는 풀뿌리 조직이 없어 전달 자체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많아야 200만~300만 명 정도에 불과한 자유 우파 내에서 선거를 앞두고 선명성 경쟁을 하면서 우후죽순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것은 자멸이나 다름없다. 30~40% 정도 되는 중도 무당파나 청년층 포용에는 별다른 효과도 없고 오히려 한심하게 비칠 가능성이 크다.

자유 우파에는 단결과 통합만이 길이다. 다가오는 4·15 총선은 막강한 풀뿌리 조직을 갖춘 좌파와 머리만 있는 우파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승패를 가를 중요 변수는 자유 우파의 통합여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