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승자 독식구조 문제… 개헌으로 `재앙적 권력 집중` 끝내야" [이상수 前노동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文대통령 사실상 '만기친람' 하고 있어, 책임 총리제 통해 내치 맡겨 경제 이끌어야
현재 정파적 대립은 경쟁관계 아닌 죽기살기 싸움… 양당구조 극복한 다당제 바람직
안철수 행보, 본인 주장과 일치하나 의구심… 세력 규합해 제3당 교두보 마련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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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승자 독식구조 문제… 개헌으로 `재앙적 권력 집중` 끝내야" [이상수 前노동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수 변호사·前노동부장관·3선 국회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수 변호사·前노동부장관·3선 국회의원



최근 조용하지만 재야발(發) 개헌 논의가 일고 있다. 현 개헌 발의권은 대통령과 국회에만 있다. 2017년 청와대가 제기한 제안도 대통령의 권한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 논의의 중심에 나라살리는헌법개정국민주권회의(국민주권회의)라는 개헌운동모임이 있다. 3선 국회의원이자 노동부장관을 지낸 이상수 변호사가 대표로서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주권회의의 목표는 정치권에서 동력을 잃은 개헌을 국민이 뜻을 모아 해내자는 것이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여망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원래 개헌 발의권은 국민도 갖고 있었다가 유신헌법에서 삭제됐습니다. 국민주권회의는 헌법에 국민이 개헌 권한을 갖도록 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먼저 하고 그 바탕에서 2차로 본 개헌을 하자는 겁니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직접민주제를 하자는 것이 아니예요. 정치권이 정치력이 상실돼 해야 할 일도 못하는 상황을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접 나서서 동력을 불어넣자는 겁니다."

이 전 장관의 주장은 국민 개헌 발의 또는 발안이 촉매 역할을 하고 본 개헌을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발의권을 헌법에 넣는 개헌을 먼저 해야 한다. 지난 11일 국민이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발의권을 갖도록 하고 거기서 나온 안을 국회에서 의결하도록 하자는 국민발안개헌추진위가 발족했다. 이상수 전 장관이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추진위를 만들도록 요청해 구성됐다. 강창일 김무성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2017년 청와대 제안이 유야무야 된 후 개헌논의가 이제 다시 수면으로 부상한 것이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이 전 장관은 "국민주권회의에는 국민발안개헌연대 시민사회단체 등 2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며 "개헌의 골든타임은 21대 국회 임기 시작 후 1년 이내며 우선 20대 국회에서 '개헌을 위한 개헌', '국민개헌발안권'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안을 남은 회기 내에 발의해 통과시키고 21대 국회에서 본격 개헌 논의를 하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다. 본 개헌의 방향에 대해서 이 전 장관은 "지금 국민적 합의가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총리와 분점하는 것이 아니냐"며 "그렇다고 내각제로 가기에는 우리나라 정당정치가 성숙되지 못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지금 논의 방향은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은 외교 안보 통일 등 외치를 맡고 총리는 그외 경제 복지 교육 등 내치를 맡는 구조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이 전 장관은 3선 의원의 관록과 인권변호사로서 변론을 통해 체득한 상대를 존중하는 타협과 화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개헌에 대한 국민 열망이 있는 현재가 개헌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며 이 기회를 놓치면 정치인, 국민 모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국내외 다양한 사례와 교훈을 인용하며 자상한 선생님처럼 설명을 해나갔다. 인터뷰 말미에 "헌법 개정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오늘처럼 대화 파트너와 솔직 담박하게 얘기하니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우성종합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가졌다.

-헌법 개정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은 언제서부터 해오셨습니까.

"2016년 9월에 모임이 창설됐어요, 나라살리는헌법개정국민주권회의라고 3년 동안 활동을 해왔어요. 내가 또 헌법개정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지 않습니까. 지금은 휴지기 상태지만 다시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이는 것은 총선 끝나고 21대 국회에서는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개헌 얘기를 꺼냈는데요.

"그렇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국민이 개헌에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권력구조인데요, 대통령에 너무 권력이 집중돼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개헌 이유 중 하나예요. 저도 그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고요. 우리나라 정치가 정파적으로 대립해 죽기살기로 싸우잖아요. 그래서 이런 싸움은 이제 안 되겠다, 경쟁 행태를 바꾸자, 정책 대결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권력을 분점하고 협치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여론이 형성된 거예요."

-개헌운동을 주도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개헌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정치판을 보니까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권력이 집중되는 것, 거기다가 승자 독식구조가 되면 재앙적인 권력의 집중이 일어나는 구조입니다. 한 번 권력을 잡은 사람은 모든 것을 다 행사하고 권력을 잃은 사람은 완전히 제로가 되는 구조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권력을 나눠 갖는 제도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우리사회가 다양한 사회로 가고 있잖아요. 비근한 예로요,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다 장악하시고 사실상 만기친람을 하시고 계시거든요.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외치, 통일·외교·안보만 맡으시고 내치는 책임총리한테 맡겨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들어와서 하면 좋겠다고 봐요. 그러면 서로 균형을 취하면서 정치를 해나갈 수 있을 텐데, 대통령께서 바쁘신 분이 밖의 문제 처리하랴 안의 경제 문제를 처리하랴 쉽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봅니다."

-대통령제의 문제가 대통령한테 권한과 업무가 너무 집중된 데서 기인한다고 보십니까.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전두환 대통령 시절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는 말이 생겼잖아요. 경제를 김재익씨(1980년 10월~1983년 10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한테 맡긴 일화가 있잖아요. 그래서 당시 경제가 잘 되었잖습니까. 그것처럼 저는 대통령은 통일·외교·안보만 맡고 경제와 내치는 책임총리에게 맡겨서 하도록 하면 국정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두 번째는 제가 재앙적이라는 말을 쓰는데, 권력이라는 게 집중되면 남용되기 마련이거든요. 남용되면 부패하고요. 무능해지고요. 권력이 집중되고 남용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측면에서도 좀 한쪽에서 독식하지 말고 나눠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권력체제인데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양당체제였잖아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요. 양당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도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한테 선택을 강요합니다. 국민들은 양당 다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당제로 당이 3~4개 돼서 자기 마음에 드는 당을 찍을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또 당이 3~4개 돼도 서로 협치를 하게 되면 충분히 혼란을 극복할 수 있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당이 많으면 혼란이 생기고 또 권력도 약화된다고 하는데, 그건 옛날 소리고요,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보세요, 야당은 비판하지만, '4+1협의체'도 일종의 '연립정부'라고 볼 수 있어요. 독재라고 하고 '4'를 이중대라고도 하지만, 제가 볼 때 그것도 하나의 연립정부 형태입니다. 4가 1하고 결합해 정국을 움직이면서 야당의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 대항한 거거든요. 거슬러 올라가면 노태우 대통령 당시의 여소야대도 일종의 연정이라 할 수 있어요. 그 후 평민당 빼놓고 나머지 3당이 결합한 경우도 있고, 또 나중에 DJ(김대중)와 JP(김종필)가 연합해 DJP가 됐잖아요. 이런 것도 연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정당들이 처음에 싸우다가 나중에 모여서 타협을 하는 것을 보면 그것도 묘미가 있더라고요."

-그 묘미는 야합이 아니고 화합이란 의미인가요.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고 서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는 거지요. 반면 대립과 갈등 양당 구도에서는 한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쪽은 완전히 무너지는 거거든요. 적대관계가 성립되는 겁니다. 극한적 대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도 좋다고 봅니다."

-권력구조 분권형 개헌에 대해서는 어떤 여론이 형성돼 있나요.

"크게 봐서 지난 번 헌법 개정 운동을 하면서 국회 정치개혁특위 의원들하고 많은 대화를 나눠보면, 국회의원들이 권력을 나누고 협치하는 데는 다 동의합니다. 원론은 다 동의해요.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각론에 들어가서 '권력을 어떻게 나누지요? 어떻게 협치하지요?'하는 데서는 갈려요. 어떤 이는 대통령중심제, 어떤 이는 분권형 대통령제, 또 어떤 이는 내각제. 구체적인 제도를 합의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바로 헌법개정인거지요."

-현재 수렴되고 있는 구체적 권력구조는 어떤 형태인가요.

"큰 방향에서는 정해져 있어요. 권력을 분점하고 협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제도는 내각제라고 봅니다. 그런데 내각제는 현재 실현될 수가 없어요. 국민들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과거 실패 경험도 있고요. 내각제가 되려면 정당이 제대로 돼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정당이 어떻습니까? 떴다방 같지 않나요? 저는 설렁탕집 간판은 암기하고 있는데 정당 이름은 암기하지 못해요.(웃음) 나는 지금 정당이 10개 정도 된다고 하는데, 정확히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국민들은 얼마나 헷갈리겠어요? 이게 정상이 아니예요, 정당이라고 하면 무엇입니까. 정치적 이념에 있어서 최소한의 정체성이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중도다, 진보다, 보수다 그런 게 없어요. 아주 기능적으로 정치공학적으로 결합돼 있는 겁니다."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을 하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안철수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중도 실용적인 정당을 만들겠다, 이런 정체성을 제시했는데, 가만히 행보를 보면 자기가 주장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의구심이 들어요. 만일 중도실용적인 정당을 만들겠다면 우선 들어와서 손학규 대표를 만났을 때 '선배님, 그동안 바른미래당을 이끄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우리 둘이 힘을 합쳐 한 번 중도 실용주의 정당을 만들어 봅시다. 나는 백의종군할 자세가 되어있습니다. 지금 호남 쪽도 정치세력이 뭉쳐서 부상하고 있으니까 그 세를 규합하면 아주 좋은 제3당을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국민의당이 약진한 것처럼 제3당은 될 수 있습니다. 캐스팅 보드를 쥘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혼자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물론 꿈을 갖는 건 좋은데, 그 실현이 쉬어보이지 않는다고요. 오히려 다른 세력과 결합을 해가지고 힘을 키우면서 제3당이 돼야만 원내 교두보도 확보하고 주도권도 잡고 하면서 대권도 바라볼 수 있어요. 아무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말로는 무슨 당이라고 하지만 제대로 안 돼 있어요. 다 자기들 기능적인 의미에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을 추진하며 당명을 또 바꾼다고 하는데요.

"당이 정체성이 확실해야 합니다. 만약 '보수당'이라고 하면, 가져야 할 가치가 자유입니다. 자유를 지키고 자유를 쟁취하는 건데, 과연 자유한국당이 자유를 지키고 쟁취하는 정당인가 의심스러워요. 또 진보적인 정당이라고 한다면 공정성, 평등, 정의감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거든요. 그런 가치를 위해서 과연 싸우고 있느냐 의심이 들어요. 지금 '보수당'이나 '진보당'이나 큰 차이가 없어요. 오히려 좌파적인 정당이 선명하게 있습니다. 정의당을 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판이 헷갈립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에선 내각제 안 되겠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대통령제로 가자? 이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원래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미국에서 나온 말이예요. 그런데 실제로 미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견제를 받고 약화돼 있어요. 우리처럼 강하지 않아요. 우리는 예산권도 가지고 있고 많은 인사권과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대통령제는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큰 권력 강한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현재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는 대통령 권력은 너무 셉니다. 약화돼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분권형 밖에 길이 없을까요.

"국무총리한테 내치에 관한한 전권을 주자는 거지요. 지금은 국무총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분권형에서는 국회에서 국무총리를 선출하고 대통령은 형식적으로 임명만 하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러면 국무총리가 실세 총리가 되고 국회는 국무총리의 권한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겁니다. 경우에 따라서 국회에서 국무총리를 해임할 수도 있고요. 국회에 국무총리 해임권을 갖는 겁니다. 내각제 요소를 많이 따온 겁니다. 물론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해임할 권한은 갖지 못 합니다."-외치가 물론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안보를 책임지는 거지만, 국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는 총리가 권한을 갖기 때문에 대통령보다 국무총리가 실권은 더 크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경제, 복지 등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외교 안보 국방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건데 중요하지요. 그리고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의 상징적인 지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서 뽑혔기 때문에 임기가 보장되고 탄핵 외에는 물러나지 않습니다. 반면 총리는 국회에서 불신임을 하면 바로 물러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다르지요. 어찌 보면 정치권력 안에서 나는 '대통령 않겠어, 총리 하겠어'라고 하는 이도 나올 수 있겠지요."

-국정이 무 자르듯 딱 잘라 이건 외교 이건 통상 이렇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권한 행사를 놓고 혼란이 일어날 염려는 없나요.

"예를 들어서요, 오스트리아가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믹스한 통치체제를 갖고 있는데, 대통령은 초연해 있어요. 국민이 뽑았지만 거의 내각에 간섭을 안해요. 총리가 거의 내각제처럼 하고 있어요. 헌법 상 대통령이 외교 안보 국방의 권한을 갖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 정치에서는 대통령이 후견인처럼 뒤에 존재하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분권형이고 같은 이원집정제라고 해도 그 나라의 실제 행해지는 행태는 다를 수 있는 겁니다."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 개헌을 놓고 말이 많았었습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정치권의 여야 '중간보스급'들이 원톱의 대통령제를 허물고 권력을 분점해 오래도록 권력을 공유하기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제를 추진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정치 현상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각자가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달리 해석할 수 있지만, 그런 해석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 두 집단이 결합해서 서로가 이익을 봐야 할 텐데, 저쪽(우파진영)은 완전히 몰락하지 않았습니까? 미리 계획된 탄핵 국면으로 간 건 아닌 것 같고, 김무성 의원 등이 찬성을 안 했으면 탄핵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나중에 바른미래당으로 간 것은 국민의 열망 속에 묻혀서 할 수 없이 따른 것이지요. 그런데 한 가지 (박근혜) 대통령이 좀 오판을 했다고 보는데, 자기는 절대로 탄핵이 안 될 것으로 보고 버틴 거로 봐요. 그 때 조금만 유연하게 나가서 나는 뒤에 있겠다 했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봐요. 그때 내세운 김병준 총리 내정자를 야당이 반대를 했는데, 그러면 '야당에서 총리를 한 번 내세워 봐라, 나는 그 사람을 임명하고 내각 지명권을 준 후 뒤로 물러나 있겠다' 했으면 탄핵이 안 됐을 것으로 봐요."

-그렇게 안 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나는 정보의 부족이라고 봐요. 절대로 탄핵이 안 될 것으로 믿었던 거지요. 그래서 탄핵이 안 됐을 때 군중 봉기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서 위수령 발동을 검토했다는 거 아닙니까?.(기무사에서 작성한 문건이 후에 알려졌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땅을 치고 통곡을 할 거예요. 내가 왜 그런 판단 착오를 일으켰을까 하고요. 그래서 탄핵이 계획된 음모라고 보지 않습니다."

-탄핵이 대통령제의 맹점을 드러낸 한 단면일 수 있겠네요.

"탄핵에 대통령제의 불합리성이 드러나는 겁니다. 인의 장막에 싸여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주는 정보만 믿게 되면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없는 겁니다. 사람이 정보에 휩싸이니까 정말 이상하게 되더라고요. 내가요, 부천에서 한 번 보궐선거에 나간 적이 있어요. 미국에서 연구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인데 당에서 나갈 사람이 없다며 나가 달라고 해서 나갔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나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분위기로 봐서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고집스럽게 나가겠다,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캠프에서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제가 이긴다는 겁니다. 딱 뚜껑을 열어보니까 웬걸! 상당히 참패했습니다. 한 번 정보가 잘못 입력되고 그것이 쌓이니까 판단력을 잃는 겁니다. 저도 모르게 된다고 착각을 하더라니까요. 나도 경험을 한 바입니다."

-잘못된 정보와 정보의 오독이 정치, 특히 선거에서는 치명적이군요.

"우리 박근혜 대통령도 착각한 거 아닌가 생각해요.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국정 상황에 대해서 너무 낙관적으로 얘기하는데, 거기에도 정보의 오류와 판단의 착오가 섞여 있지 않나 하는 색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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