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점포 정리하고 효율화 방점… 고강도 다이어트 나선 유통공룡

이커머스 공세에 역대급 실적 위기
이마트 이어 롯데쇼핑도 초강수
롭스·슈퍼 등 200여곳 없애고
강희태표 '원 롯데' 가속화 나서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부진 점포 정리하고 효율화 방점… 고강도 다이어트 나선 유통공룡


[디지털타임스 김아름·김민주 기자]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의 저가공세를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대형마트 업계 1위였던 이마트가 지난해 전문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고 '유통 공룡' 롯데마저도 점포 30%를 줄이기로 하면서 결국 유통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는 대표 사업인 마트·슈퍼를 중심으로 '칼질'에 들어간다. 롯데쇼핑 700여개 점포 가운데 30%에 달하는 200여개 매장이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거나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 부문을 통합법인으로 재편하고 계열사를 법인 사업부로 전환했다. 각 사업부는 과거 대표이사 체제였지만 조직개편에 따라 사업부장 체제로 운영되고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이 총괄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창사 이래 최대 구조조정은 이커머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채널 운영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강 유통BU장의 결단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6년을 기점으로 롯데쇼핑의 실적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28.3%, 매출이 1.1% 역신장했다. 영업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적자폭은 급격하게 확대, 당기순손실 8536억원을 내며 3년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특히 이커머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롯데마트의 부진이 심각했다. 롯데마트는 연초부터 '쿠팡보다 싼' 극한가격 행사, 롯데쇼핑 계열사들과 연계한 블랙페스타 등 연중 특가 행사를 이어갔다. 가격 경쟁력에 새벽배송 등으로 접근성까지 높인 이커머스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특가 맞불'을 선택한 것이다.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나마 오프라인 점포의 특성상 경쟁력을 유지하던 신선식품마저 쿠팡·마켓컬리 등이 내세운 '새벽배송'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소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1·2인 가구, 맞벌이 가구를 놓고 벌인 경쟁에서 이커머스에 완패했다.

모바일로 옮겨가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롯데쇼핑 계열사들의 통합 온라인 몰 '롯데 온'을 선보였지만 일찌감치 모바일 체제 전환을 마친 이커머스와의 격차는 컸다. 이에 지난해 말에는 롯데쇼핑이 자력으로 모바일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바탕이 된 티몬과의 '빅 딜'설이 무게감 있게 돌기도 했다.

부진이 이어지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최근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을 요구하면서 경쟁력 없는 사업에 과감히 메스를 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이런 조치가 결국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대표를 조기 교체하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수익을 내지 못한 삐에로쑈핑은 지난해부터 남아있던 점포 7개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고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는 지난해 33개 매장 가운데 19개를 닫고 현재는 14개만 남았다. 이마트 매장의 30%가량도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규 출점은 뚝 끊겼다. 전문점과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올해 9월 안성 스타필드 내 트레이더스 단 1곳만 새로 문을 연다. 이미 이마트는 2018년 이후 매장을 한 곳도 내지 않고 있다.

잘 나가던 대형마트가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은 가격경쟁력과 로켓배송을 무기로 유통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는 이커머스 공세 때문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마트를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무점포(인터넷쇼핑, 홈쇼핑, 방문판매 등) 판매액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했고 2015년에는 급기야 대형마트를 추월했다. 무점포 판매액은 2015년 46조7888억원으로 대형마트(32조7775억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후로도 대형마트 판매액은 32조원∼33조원 안팎에 머물렀지만, 무점포 판매액은 지난해 79조5848억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마트의 2배가 훌쩍 넘을 만큼 규모가 팽창한 것이다.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134조583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아름·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