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전기차 판매량 급증에
LG화학 등 공급부족 현상 발생
재규어·다임러 등 생산차질까지
韓배터리 3사 점유율 70% 넘어
핵심 소재·공급망 확보 등 총력
LG화학 등 공급부족 현상 발생
재규어·다임러 등 생산차질까지
韓배터리 3사 점유율 70% 넘어
핵심 소재·공급망 확보 등 총력
미래 시장 개척하는 기업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배터리 코리아'를 대표하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장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다. 재규어와 다임러 등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받지 못해 생산을 중단하는 등 '공급부족' 상황이 벌어졌고,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소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터리 코리아'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중국과 테슬라를 제외하면 LG화학과 삼성SDI가 세계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등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재규어·다임러 등 전기차 생산 차질…"계약보다 배터리 사용량 늘어"= 1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재규어는 LG화학으로부터 받는 배터리 재고 부족으로 주력 전기차 모델인 아이페이스(I-Pace)의 생산을 1주일 간 중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규어가 LG화학과 애초 계약한 물량을 초과해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배터리 공급부족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LG화학 역시 수주를 기반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여유 물량이 많지 않아 추가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규어 뿐 아니라 아우디, 다임러 등의 고객사들이 LG화학에 주문한 배터리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보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테슬라 빼면 한국산 점유율 70%= 이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한국계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을 뺀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50.6GWh로 전년 동기보다 31.8%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LG화학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12.3GWh로 전년보다 67.7%나 늘어났다. 점유율은 2018년 19.1%에서 작년 24.3%로 5.2%포인트(p)나 상승했다. 테슬라에 독점 공급하는 파나소닉(24.5GWh, 점유율 48.4%)을 제외하면 세계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LG화학의 뒤를 이어 삼성SDI가 전년보다 22.8% 늘어난 4.1GWh(점유율 8.1%)를 생산해 3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GWh(점유율 3.8%)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인 CATL의 경우 중국 물량을 빼면 단 0.3%의 점유율로 10위 자리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만약 중국과 테슬라(파나소닉)를 제외한다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은 70.1%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들 세 업체는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현대·기아자동차, BMW, 다임러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대부분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소재확보 나선 배터리 업계, 시장 기대감↑=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주요 핵심 소재 공급망을 조기에 확보하는 등 생산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지난 10일 스위스의 글렌코아와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를 5년 간 최대 2만1000톤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또 같은 날 국내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차세대 양극재 전문 생산을 위한 합작사(JV)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2021년까지 신설법인에 각각 480억원, 720억원을 투자해 4대 6의 지분을 갖는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같은 회사로부터 코발트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LG화학은 작년 9월 벨기에 유미코아와 총 12만5000톤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고, 지난 2018년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전구체·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했다.
코리아 배터리 톱3의 이 같은 선전으로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LG화학과 삼성SDI의 주가는 전날보다 6% 가량 치솟았고, SK이노베이션도 2%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배터리 공급부족 상황이 길어질 예상인 만큼 LG화학 등이 완성차 업체와 수주계약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무디스가 LG화학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배터리 사업이 예상보다 빨리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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