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보이던 韓경제 `찬물`… 中수입 중간재 비중 높아 큰타격

해외기관, 韓성장률 하향
관광객 감소·소비 부진 이어져
숙박·음식점 중심 부정적 영향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 발생땐
국내 광공업생산 위축" 경고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회복세 보이던 韓경제 `찬물`… 中수입 중간재 비중 높아 큰타격
<자료:한국개발연구원>

9일 정부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 투자은행(I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속에 우리 경제에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은 이번 사태가 그 어떤 요인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가동을 멈추면서 그 여파가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무역분쟁, 반도체 수출 부진 등으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한 폐렴으로 또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해외IB 및 글로벌 경제연구기관들은 최근 우한 폐렴 확산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큰 데다 이번 사태로 빚어진 소비 부진이 이른 시일 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우려한 것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다. 국제 경제분석기관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일시적 쇼크'로 끝난다 하더라도 올해 성장세 타격이 불가피한데, 장기화 될 경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1%포인트 낮췄다. 조정 폭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에서 3번째로 컸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JP모건은 2.3%에서 2.2%로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낮췄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IB와 경제연구기관 등의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월 응답 평균 2.1%로 전월(2.3%)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한국 수출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고,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과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는 각각 1.7%, 1.8%로 2%를 밑도는 수출 증가율을 예상했다. 정부가 작년 말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3.0%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KDI는 '2020년 2월 경제동향'에서 중국산 부품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이 일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에 따르면 1월 조업일수의 영향이 배제된 일평균 수출은 6.1%로 전월(-5.2%)보다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그러나 우한 폐렴에 따른 대외 수요 위축으로 향후 수출 회복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 악화도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KDI는 글로벌 경기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우한 폐렴 확산으로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경기가 둔화되면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기업 심리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미·중 간 1차 무역협상이 체결되면서 정책 불확실성도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세계 산업생산 등 대부분의 실물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우한 폐렴 확산이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중국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로 생산 차질이 예상돼 경제성장률이 서비스업 중심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KDI는 작년 12월 소매판매액은 전월(3.6%)보다 확대된 4.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서비스업생산도 2.8% 증가해 전월(2.5%)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100.5)보다 커진 104.2로 상승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로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활동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앞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던 2015년 6∼8월에도 면세점과 숙박·음식업점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KDI는 "2월 들어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