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미래전략硏, 2020 보고서
중견·중기 3000곳 투자 확대
우한폐렴 확산땐 위축 불보듯
연구기관, 경제하방 압력 진단
정부 "신속한 재정집행" 의지
중견·중기 3000곳 투자 확대
우한폐렴 확산땐 위축 불보듯
연구기관, 경제하방 압력 진단
정부 "신속한 재정집행" 의지
호전될 것으로 보였던 설비투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탓에 떨고 있다. 줄곧 하락 곡선을 그리던 설비투자는 올해 소폭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돌지만, 우한 폐렴 사태에 예년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KDB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0년 설비투자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민간 설비투자 총액은 증가세로 전환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앞선 2018년(167조7391억 원)과 지난해(165조2641억 원)에 비해 다소 나아진 168조9907억 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은행이 지난해 10∼11월 3000여개 기업의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해 내놓은 추정치다.
이에 따라 2018년 마이너스(-) 11.6%, 지난해 -1.4% 등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던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는 2.2%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게 된 것은 중소·중견기업이 투자를 늘리기로 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폭은 각각 -11.3%, -15.3%였지만 올해는 -3.2%, -5.8%로 조사됐다.
마이너스 흐름은 지난해와 같지만 감소 폭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설비투자가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셈이다. 대기업 역시 지난해 3.3%에서 올해 4.5%로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우한 폐렴 사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소비심리 악화 등 경기 위축 기미가 보이면 민간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대기업과 관련된 중소·중견기업도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제 심리가 위축될 경우 자립 가능한 중견·중소기업에까지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각종 연구기관에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라 경기 하방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내놓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한국경제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 악화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6∼0.7%포인트, 연간 최대 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정부는 재정 집행을 통해 당면한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1분기 재정 집행 제고를 위한 관계부처 차관 조찬간담회'에서 "생산, 소비, 설비투자의 주요 3대 지표가 2개월 연속 개선되는 등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 등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며 적극적이고 신속한 재정의 역할을 피력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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