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안 팔리는데’…딜레마에 빠진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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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노사민정 대타협'을 골자로 한 광주형 일자리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생산 예정인 경형차 판매가 7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시장에서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제아무리 '반값 연봉'으로 인건비 경쟁력을 갖췄다고 해도 프로젝트 실패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체 차종을 넣는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특히 '대타협'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 7만대 경차 생산…국내 경차는 7년째 내리막 =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21년 하반기 중 광주위탁공장에서 프로젝트명 'AX'로 명명한 경형 SUV를 생산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생산이 이뤄진다면 현대차는 약 20년 만에 국내 경차 시장에 복귀한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를 단종하며 국내 경차시장에서 철수했다. 차급 특성상 수익이 떨어지는 경차를 기존 생산라인에서 생산할 경우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형제기업' 기아자동차가 모닝과 레이 등 경차를 동희산업과 합작해 설립한 동희오토에서 생산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경차 시장은 7년째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 20만2844대 판매로, 승용차 시장 점유율 17.25%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반짝했지만, 이마저도 2015년부터 지속 감소세다. 작년 기준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의 점유율은 8.95%까지 추락했다. 2012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이다.

경차 시장의 부진은 복합적이다. 수년째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GM) 스파크가 '삼파전'을 이루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보니 수요도 그만큼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좀 더 큰 차'를 원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도 경차의 입지를 쪼그라들게 했다. 완성차 업체로선 고(高)임금 구조인 자동차 산업계의 특성상 굳이 마진이 떨어지는 경차를 개발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큰 차 개발에 매진했다.

◇노동계 반대, 대타협 무색…"비효율적 공약" = 광주형 일자리는 출범 취지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노사민정' 대타협이라는 의도가 무색하게 노동계는 작년 12월 26일 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공장 착공식에 불참했다.

사업의 한 축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새 지도부는 아예 광주형 일자리 등 정부 노동 정책에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1월 21일 제27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 "노동자의 삶이 위협을 받는다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정부를 상대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특히 정부와 광주시가 주도하고 한국노총이 참여한 광주형 일자리가 '현대차의 일자리'로 변질했다고 했다.

주주로 참여한 현대차도 노조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진행하는 임금과 단체협약과는 별개로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할 계획이다. 작년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노동적폐 1호'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미 국내 자동차 생산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설비를 추가하는 것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의 수익률은 차체 크기가 클수록 좋은데 소형차는 광고비, 인건비도 안 나온다는 말까지 있다"며 "경차 포션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볼 땐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 보기 어렵고 이번 정권 공약이었기 때문에 이런 비효율적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경차 안 팔리는데’…딜레마에 빠진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민주노총 광주본부 조합원들이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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