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잔류의사·孫대표 퇴진 압박
"바른미래 어떻게 살릴지 대화"
"바른미래 어떻게 살릴지 대화"
바른미래당 안철수(오른쪽)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위원장은 자신이 맡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간접적으로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손 대표를 예방하고 바른미래당 행보를 논의했다. 안 전 의원이 귀국한 지 8일 만이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을 만나 환영의 뜻을 밝히며, 21대 총선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안 전 의원은 지도부 체제 개편 요청으로 응했다.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려움에 처해있는 바른미래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그 활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28일에는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모임이 있다. 그 전까지 (자신의 제안을)고민해 보고 답을 줬으면 좋겠다고 (손 대표에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나머지는 손 대표에게 물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손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의원에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했더니, 지도 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며 "비대위 구성을 누구에게 맡길 거냐고 했더니 자기한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지난 대선 전에 당에서 비대위 구성과 전 당원 투표를 한 게 있었던 모양"이라며 "지도부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도 있을 수 있고, 구체적인 것을 좀 더 생각해보고 거기에 대한 입장과 답을 달라고 (안 전 의원이)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은 원래 바른미래당 잔류보다 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안 전 의원이 지난 19일 귀국한 뒤 당으로 복귀하기보다 독자 행보에 집중한 탓에 바른미래당과 선을 긋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으로 기울었다는 예측에 더 힘이 실렸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보다 바른미래당 개혁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안 전 의원은 당 잔류 조건으로 손 대표의 퇴진과 비대위 구성을 제시했다. 다만 손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손 대표는 이와 관련 "안 전 의원의 얘기는 전에 유승민계 의원들이 얘기한 것과 다른 게 거의 없었다. 왜 지도 체제를 개편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자기가 해야 하는지도 얘기가 없었다"면서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의 제안을 거부할 명분은 부족하다. 손 대표 스스로 안 전 의원의 복귀를 희망했고, 총선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감을 표한 만큼 손 대표의 입지가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이날도 안 전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의원이 보수통합으로 안가겠다고 확실히 해줘서 한편으로 걱정했는데 안심했다"면서 "안 전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그동안 대선과 서울시장과 선거에서 기대가 줄어든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안 전 의원이 전방에 서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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